애 친정 맡기고 용돈은 시댁 더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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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7' 발표

직장인 김모 씨(35)는 첫째 아들이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자마자 처가와 걸어서 10분 거리의 집으로 이사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출근을 앞둔 아내 대신 장모님이 아이를 봐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장모님뿐만 아니라 장인어른을 만나고 연락드릴 일도 많아졌다. 하지만 용돈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에게 조금 더 보낸다. 김 씨는 “애 봐주신다고 처가에 드리는 ‘월급’을 제외하고 순수한 용돈만 놓고 본다면 내 부모님께 드리는 액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애를 키우고 집안일을 할 때 시가(媤家)의 도움을 받는 맞벌이 부부가 1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처가(妻家)의 도움을 받는 경우는 더 늘었다. 하지만 용돈 등 경제적 지원은 처가보다 시가가 먼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부부 중 시가에서 자녀양육, 집안일 등의 도움을 받는 이들의 비율은 7.9%로 집계됐다. 2006년(14.0%)보다 6.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처가에서 도움을 받는다고 답한 경우는 전체의 19%나 됐다. 처가의 도움을 받는 이들이 갑절이 넘게 많은 셈이다.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부부가 줄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전화도 처가에 더 자주 했다. 전화나 편지, 이메일 등을 통해 얼마나 자주 연락하느냐는 질문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처가가 73.4%로 시가(71.5%)보다 많았다. 2006년에는 시가(79.4%)가 처가(72.9%)를 앞질렀는데 10년 사이에 역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처가의 도움을 더 많이 받다보니 연락을 하는 경우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용돈은 시가에 더 챙겨드렸다. ‘1년 동안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얼마나 자주 해드렸나’라는 질문에 ‘매우 자주 해드렸다’와 ‘자주 해드렸다’라고 답한 비율은 시가가 30.6%로 처가(24.9%)보다 많았다. 다만 그 차이는 10년 전 13.6%포인트에서 5.7%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5∼2016년 중졸 이하 학력자의 임금은 144.0% 상승했지만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의 임금은 186.3% 증가했다. 고졸자의 임금도 같은 기간 168.8%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통계청은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교 4∼6학년생의 91.1%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학생(82.5%), 고등학생(64.2%)보다 높은 수준이다. 청소년들의 비만율도 남녀 모두 늘어났다. 특히 남자 청소년은 비만율이 2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4.3%)보다 높았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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