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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영 “전주비빔빵으로 일자리 빵빵하게 늘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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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영 “전주비빔빵으로 일자리 빵빵하게 늘렸죠”

이은택 기자 입력 2017-10-12 03:00수정 2017-10-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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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전주빵카페’ 장윤영 대표
장윤영 전주빵카페 대표(왼쪽)의 꿈은 이곳을 10년 안에 1000명이 일하는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그는 “내 월급이 오르지 않아도, 남는 이윤이 없어도, 많은 사람이 꾸준히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복지사로 일을 하면서 최고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생각이 저를 ‘전주비빔빵’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으로 이끌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빵카페(㈜천년누리)에서 지난달 19일 만난 장윤영 대표(46)는 낭랑한 목소리로 복지사에서 기업가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굽 높은 캔버스화, 검은 버킷햇(벙거지) 차림이 잘 어울리는 소녀 같은 모습이었다.

우리밀로 만든 반죽에 돼지고기, 콩나물, 표고버섯 등 비빔밥 재료를 넣어 만든 ‘전주비빔빵’. 공유복지플랫폼 WISH 블로그 화면 캡처
전주비빔빵은 전주를 찾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명물이 됐다. 전주비빔빵은 비빔밥으로 유명한 전주의 특색을 살려 돼지고기 콩나물 표고버섯 당근 등 비빔밥의 고명으로 쓰이는 15가지 재료를 무농약 고추장으로 버무려 우리밀로 만든 빵(개당 2800원)이다. 비빔밥 향이 나면서 아삭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전주빵카페는 노인복지관이 노인 일자리를 위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처음엔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복지관을 통해 자문에 응하던 장 씨가 2015년 대표로 합류했다. 장 씨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지금의 전주빵카페를 일궈내기까지 장 씨는 ‘투사’에 가까운 나날을 보냈다.

지금이야 입소문을 탄 덕에 월 매출이 1억∼2억 원을 오가지만 초창기인 2013년만 해도 월 매출이 500만 원을 넘지 못했다. 재료비와 임차료를 제하고, 직원 한 명당 그래도 최소 월 140만 원 이상씩 주고 나면 실적은 매번 적자 행진이었다. 매일 해도 안 뜬 오전 4시에 출근했다가 어둑어둑한 오후 10시에 퇴근해 파김치가 돼 쓰러지는 장 씨를 보곤 가족들은 “돈도 안 되는데 왜 그런 일을 하냐”며 말렸다.

악전고투를 하면서도 장 씨가 전주빵카페를 밀고 온 것은 고된 노력이 일자리로 이어지는 보람 때문이었다. 장 씨까지 총 6명으로 시작한 전주빵카페는 지난해 13명으로, 올해는 25명으로 식구가 늘었다. 직원들 대부분은 인근 지역에 사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청각장애인도 5명 있고, 자식을 부양하는 어르신도 있다.

장 씨는 장사가 잘돼 매출이 늘면 이를 이윤으로 남기지 않았다. 일자리를 늘렸다. 연 매출 10억 원을 바라보는 지금도 장 씨의 월급은 200만 원 남짓에 그친다. 이렇게 아낀 돈은 고스란히 올해 직원 12명을 더 늘리는 데 쓰였다. 가게 살림을 도맡은 실장에게는 자신보다 100만여 원 더 많은 월급을 준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설립 취지를 고집하느라 기계도 추가로 들이지 않고 있다. 자동으로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주는 반죽기가 이곳에는 1대뿐이다. 더 구입하면 생산량도 늘리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지만 장 씨는 “기계가 늘면 일자리는 줄어든다”며 수작업을 고집한다. 장 씨는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발전할수록 자본을 가진 대기업은 미래에 고용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장 씨는 “좀 느리고 미련해 보이지만 여러 명이 조금씩 나눠 벌고 행복하게 일하는 사회적기업이 결국 일자리 대안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전주빵카페는 SK의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현대백화점도 이 빵집을 지원해 현대백화점에도 매장이 생길 예정이다. 올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청와대 ‘호프미팅’ 때 최태원 SK 회장이 이 집 빵을 한 꾸러미 챙겨갔지만 사전 조율이 안 돼 문 대통령에게 대접하지는 못했다.

전주=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전주비빔빵#장윤영#사회적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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