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무참히 도살”vs“망치들고 죽이겠다 협박” 견주와 애견호텔 진실공방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9월 22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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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호텔에 맡긴 반려견이 대형견에게 물려 죽는 일이 발생해 견주와 업체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21일 오후 11시께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사랑하는 반려견이 애견 호텔에서 무참히 도살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마흔을 바라보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유산으로 힘들어 하는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반려견 '두리'를 입양했다. 아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두리를 사랑으로 돌봤다”며 “8월 말 2박3일 동안 여행을 떠나게 되어 (서울)지하철 4호선 OO역 인근의 애견 호텔에 개를 맡겼다. 아내가 내켜하지 않았지만 철저한 관리와 시간마다 두리가 잘 있는지 알려준다는 소식에 애견호텔에 개를 맡기기로 했다”고 사연을 털어놨다.

A 씨는 “여행 둘째 날 오후 아내가 ‘애견업체에서 사진을 안 보낸다’고 얘기하더라. 바쁜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그 시간 두리는 20kg가 넘는 시베리안 허스키 성견과 한 우리 속에서 공포에 떨며 죽어가고 있었다”며 “두개골이 바스라져 과다출혈로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허스키가 A 씨의 개를 물어 죽이는 장면이 담겨있다.

A 씨는 “업체 측은 20kg이 넘는 시베리안 허스키 성견과 한 우리에 두리를 넣어 놓았다. 당시 CCTV 영상을 살펴보니 두리는 도망 다니느라 여념이 없었다. 얼마나 무서웠겠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애견 관리의 책임은 차치하더라도, 사고 이후 보여준 업체 측의 태도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업체 측은 단순한 사고이니 개값 물어준다고 한다”며 “(업체는)현재도 버젓이 영업과 홍보를 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는 변호사를 선임하였으니 뭐든 할 말이 있으면 소송으로 해결하라 한다. 업체사장이 얘기한 개값 물어준다는 이야기도 소송을 해야 물어준다는 의미였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 이후 진행된 업체 측과의 만남 과정도 밝혔다. 그는 “시간약속을 하고 업체 사장을 만나러 갔는데, 사장은 미리 파출소에 수차례 영업방해를 하고 전화로 협박한 남자가 오고 있다며,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고 너무도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다고 선조치를 취해달라고 미리 신고를 해놓았다. 우리는 한마디 입도 못떼고 영업을 방해한 것으로, 협박을 한 것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에 업체 측은 22일 공식 SNS를 통해 반박 글을 올렸다. 업체 측은 “허스키 역시 호텔에 맡겨진 반려견이었다. 허스키 견주들도 와서 사과했으나, 피해 견주는 ‘무조건 허스키도 죽여야 한다’고 우겼다. 피해 견주가 매일 중국 교포도 보낸다고 (협박)했다. 심지어 카페에 있는 개들을 몇 마리 죽인 후 개값을 물어 주겠다고도 했다”면서 “아무리 얼굴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달라”고 썼다.

이어 “처음부터 개 값 안받고 허스키 죽이고 더불어 카페에 있는 개들도 몇 마리 죽인 후에 개 값 물어주시겠다고 하신 분이다. 화가 나니까 당연히 이해했다. CCTV영상도 보내라 해서 보내드렸다. 가게 문 닫고 도망갈꺼라 생각하셨는지 가게 문 닫으면 불지를 테니 열고 기다리라고 하셔셔 문을 열고 하루 종일 기다렸다. 오후 8시에 망치 들고 오시더라. 그분 형이라는 분도 오셨다”고 설명했다.

업체 측은 “허스키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그건 무조건 안 되고 꼭 죽여야 한다고 하셔서 저희가 위로금을 제시했다. 그 위로금을 받으시고 허스키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하셨다. 그러면 저희 잘못이니 그 개(허스키)가 아닌 저희가 아끼는 아이(개)를 대신 죽이면 안되냐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 그 허스키를 꼭 죽일꺼라고 했다. 너무 죄송해서 최대한 맞춰드리려고 했지만 도저히 타협 없는 도돌이표라서 중재를 위해 경찰을 불렀다”고 해명했다.

양 측의 글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고 누리꾼들의 논쟁을 촉발시켰다. 특히 의견들 가운데는 “‘240번 버스’사건에서 처럼 일방적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이 보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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