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내 자식 문제로 여기면 금방 답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강서구에 설립 지지하는 임천수씨… 작년 찬성발언했다 주민질타 받아

“비장애학생 부모 중에 자기 자식을 한 시간 반이나 걸리는 학교로 보낼 사람이 있겠습니까. 특수학교 설립은 교육 평등권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임천수 씨(45·사진)는 최근 불거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에 누구보다 착잡함이 크다. 지난해 여름 특수학교 설립과 관련해 열린 주민간담회 당시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 발언을 했다가 주민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끌려나온 그다.

2014년 ‘특수학교 설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민 14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는데, 이 중 1300여 명이 특수학교 부지 바로 옆에 있는 강서한강자이아파트 주민이었다. 임 씨는 2014∼2015년 2년간 이 아파트 동대표를 지냈다.

그는 13일 “자이아파트 주민들은 평소 ‘명품 아파트에 걸맞게 품위 있는 일을 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며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건 품위 있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 목소리가 크다보니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다만 최근 장애학생 엄마들이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건’ 이후 극심한 반대 여론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임 씨는 “처음부터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한 것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자유롭고 편안한 환경에서 공부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임 씨는 현재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강서지역 학부모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 자녀는 없지만 조카와 친구들 자녀를 보며 우리 사회에 교육 불평등이 만연해 있다는 생각에 교육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임 씨는 “많은 주민이 특수학교 대신 한방병원 유치를 원하는데, 한방병원이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전까지만 해도 한방병원 설립 논의는 없었다”며 “일부 주민과 정치인의 욕심 때문에 특수학교 설립 논란이 커졌다. 특수학교가 설립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특수학교#장애학생#설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