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車 아이 위치 실시간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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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위치알림 서비스 추진

앞으로 아동이 어린이집 통학버스를 타면 탑승과 하차 정보가 실시간으로 학부모에게 전송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경기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갇힌 만 4세 아동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한 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대책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어린이 통학 차량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비컨(Beacon)’ 기술을 이용해 어린이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학부모에게 보내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컨’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뜻한다. 블루투스 통신망을 이용해 근거리(50m)에 있는 단말기나 스마트폰의 위치를 파악해 데이터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을 도입하려면 먼저 전국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단말기를 부착해야 한다. 또 차량을 이용하는 모든 아동에게 단추 크기의 휴대용 단말기(비컨)를 지급하게 된다. 이 단말기를 아이의 책가방 등에 부착하면 아동이 통학버스를 타고 내릴 때마다 단말기가 이를 감지해 30초 내에 학부모에게 탑승·하차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한다.

이 단말기를 버스와 화물차에 내장돼 있는 디지털운행기록계(DTG)와 연계하면 통학차량의 이동속도나 위치 등을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여러 비컨 관련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 현장 적용 가능성을 정밀하게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당초 복지부가 도입하려 한 ‘슬리핑 차일드(sleeping child) 체크’ 시스템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는 통학차량 맨 뒤에 버튼을 설치한 뒤 이 버튼을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을 끄면 비상 경고음이 울리는 시스템이다. 운전자나 통학 지도교사가 차량 맨 뒤까지 하차 인원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차량 자체를 개조해야 하는 등 설치 과정이 만만치 않다. 반면 비컨 관련 단말기 설치 비용은 버스 한 대당 40만 원 정도인 데다 매달 데이터 송신료(1만1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미 비컨 시스템을 이용하는 어린이집은 만족도가 높다. 경북 김천의 행복나무 어린이집 김순옥 원장은 “승하차 시 바로 해당 아동의 위치를 알려주니 학부모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일부 어린이집을 상대로 이 시스템의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간혹 통신 오류로 학부모에게 제때 메시지가 송신되지 않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메시지가 가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놀라 바로 전화를 한다”며 “비컨을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면 이런 단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권덕철 차관은 “(비컨 이외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어린이집 안전 대책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복지부는 어린이 인솔 강화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어린이집 보조교사 6000명(기존 3만2000명)을 추가로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종 대책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김윤종 zozo@donga.com·이미지 기자
#어린이집 차#위치알림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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