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시대, 집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운동하고 돈도번다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3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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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문자 하나에 사람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을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5년 미국의학협회(AMA)에 발표된 ‘관상동맥 심장질환자의 위험요소 관리에 대한 생활방식중점 문자 메시지의 영향(Effect of Lifestyle-Focused Text Messaging on Risk Factor Modification in Patients With Coronary Heart Disease·A Randomized Clinical Trial)’이란 논문에 따르면 문자는 사람의 행동변화에 영향을 줬다.

호주 시드니대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등이 2011년 9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한 실험의 결과다. 연구자들은 심장질환자 710명(평균 나이 58세, 남자 82%, 53%는 흡연자)에게 기본 기초검사(LDL·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혈압, BMI·Body Mass Index, 운동량, 흡연량)를 한 뒤 일상적인 관리를 해주면서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352명은 실험군(Intervention)으로 주 4회 6개월간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358명은 통제군(Control)으로 문자 메시지를 받지 않았다. 보내는 문자는 ‘운동’ ‘식사조절’ ‘금연’ ‘심혈관질환 관련 정보’ 등 4개 분야로 ‘걷기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사람 90%가 하루 필요량의 야채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나요?’ 등 건강 증진을 위해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생활 방식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문자를 보낸 그룹과 안 보낸 그룹에 대한 비교 실험을 한 것이다.

결과는 실험군이 각 지표에서 통제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LDL은 실험군이 평균 79로 통제군(84)에 비해 5가 낮았다. 혈압(수축기)에서도 실험군(128.2)이 통제군(135.8)비해 7.6이 낮았다. 비만 여부를 알 수 있는 체질량지수인 BMI에서도 실험군(29)이 통제군(30.3)보다 개선됐다. 특히 운동량에서는 실험군(932 MET min/week)이 통제군(587 MET min/week)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흡연량도 실험군(흡연자비율 26%)이 통제군(흡연자비율 42.9%)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 논문은 ‘삶의 방식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휴대폰 문자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 지었다.

국내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IT 기업 ㈜와이즈웰니스가 2017년 미래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정부과제 실증사업을 수행하면서 얻은 결과다. 당시 운동실천을 돕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대사증후군을 가진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대상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걷기(Walking), 앉았다일어서기(Squat), 팔굽혀펴기(Push Up), 윗몸일으키기(Sit Up), 계단오르기 등 5개 활동을 체크해주는 자체 개발 앱 피트카운팅(Fitcounting)을 깔게 하고 실험군엔 주 4회 ‘운동 독려 관련’ 문자서비스를 제공했고 통제군엔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 결과 실험군이 통제군에 비해 58%이상 높은 운동 참여율을 보였다. 위 5개 활동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ACSM) 등에서 추천한 생활운동이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자극은 의사결정과 행동실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심리학적 용어로 특정 자극은 프롬프트(Prompt)라고 하는데 의사결정 및 행동을 유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할까 말까 하는데 스마트폰에서 문자나 알람으로 ‘운동할 시간입니다’고 하면 ‘그래 해야지’하며 마음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 운동 앱이 많이 나와 있다. 이는 자극 이상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자신에 맞는 앱을 찾아 적정한 목표를 설정하고 운동시간 알람까지 맞춰 놓는다면 운동을 실행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앱에 따라 운동하겠다는 ‘동기 유발’이 되고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까지 한다는 것이다. 매일 운동량 기록과 주별 월별 분석은 피드백이 돼 ‘강화효과(더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를 줘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사회적 비교까지 받게 되면 운동을 더 열심히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신에 잘 맞는 앱을 찾으면 훌륭한 퍼스널트레이너(PT)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엔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앱이 나와 있다. 집에서 하는 트레이닝과 다이어트 앱. 일정 정도 운동하면 포인트를 줘 현금화할 수 있는 앱도 있다. 특정 운동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운동량을 비교하는 앱도 있다. 피트카운팅은 세계 최초로 5가지 운동의 자동 측정과 인공지능형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걷기 및 계단 걷기를 빼고 스마트폰에 얼굴을 인식시키고 동작을 제대로 해야 카운트가 된다. 계단 걷기도 계단을 오르며 시작을 눌러야 카운트 된다. 걷기는 만보기와 같이 하루 종일 체크된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쓸 수 있다.

스마트한 시대 스마트폰 앱의 도움을 받으며 운동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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