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사망’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박지만 죽마고우…“박근혜도 각별히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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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7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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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사진=채널A/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7일 서울 송파구 소재 한 건물에서 투신해 숨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60)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의 고등학교(서울 중앙고), 육사 동기(37기)다. 투신 전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 관리를 위해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성향과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사찰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재수 전 사령관은 고교 시절부터 박지만 씨의 ‘단짝 친구’였다. 두 사람은 생도 시절에도 같은 소대에서 동고동락하며 고교 때부터 맺은 우정을 더 돈독히 다졌다고 군 관계자들은 회고한다. 자신을 ‘박정희 대통령 아들’이 아닌 ‘친구 박지만’으로 스스럼없이 대하는 이 전 사령관에게 박지만 씨는 인간적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생도 시절부터 두 사람을 잘 아는 한 예비역 장성(육사 36기)은 동아일보에 “지만 씨에게 이 전 사령관은 흉금을 터놓을 수 있는 ‘죽마고우’였다”면서 “학과 시간은 물론이고 휴가나 외박 때도 꼭 붙어 다녔다. 누나(박 전 대통령도)도 어머니(육영수 여사)를 잃고 방황하던 동생을 보살펴준 이 전 사령관을 각별히 대했다”고 말했다.

이재수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기무사령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취임 1년 만인 2014년 10월 육군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전역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기무사가 기민하고 적절하게 지휘조언을 못해 군내 잇단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데 책임을 느껴왔고, 1년 이상 보직을 맡은 점을 고려해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육군인사사령관과 기무사령관 등 요직에 잇달아 발탁됐던 이재수 전 사령관에 대한 갑작스러운 좌천성 인사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박지만 씨와 ‘절친’이라는 배경에 발목이 잡혔다는 얘기도 나왔다.

전역한 이재수 전 사령관은 현 정부 국방부 특별수사단으로부터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일정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 관리를 위해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성향과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사찰한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이재수 전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3일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현 시점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 조사 당시 취재진 앞에서 “당시 군의 병력 및 장비가 대거 투입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부대 및 부대원들은 최선을 다해서 임무 수행을 했다. 한 점 부끄럼 없는 임무수행을 했다”고 밝힌 이재수 전 사령관은 7일 오후 2시55분경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의 한 건물 13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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