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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2 세계 가치관 조사]‘노인=무능한 존재’ 인식… 경쟁-성과 중심 사회서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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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2 세계 가치관 조사]‘노인=무능한 존재’ 인식… 경쟁-성과 중심 사회서 찬밥

동아일보입력 2012-08-14 03:00수정 2012-08-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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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에 대한 존경심 세계 최하위권 노인에 대한 존경을 사회적 덕목으로 여기며 자부해 온 한국 사회지만 이번 세계 가치관 조사 결과 노인들은 현실적으로 제대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노인들이 크게 존경받지 못한다’는 항목에 81.1%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13개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노인에 대한 존경심이 약할 것이라는 통념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비교하면 더 놀랍다. 미국인들은 노인들이 존경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66.8%가 동의했다.

70대 이상 노인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서도 한국인은 67.9%가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40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83.6%가 ‘높다’고 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조사에 응한 13개국과 비교할 때 70대 이상의 사회적 지위는 평균치(58.5%)보다 낮고, 40대의 경우 평균치(78.4%)보다 높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 사회에서 노인은 존경받지 못하는 대상이 됐을까. 이는 조사 결과 한국인들이 노인을 유능하지 못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기업에서 노인보다 젊은 사람을 고용할 때 일의 성과가 더 높아진다고 보는 사람은 66.1%로, 한국이 조사 대상 13개국 중 가장 높았다. 연륜과 경륜이 젊음과 패기에 밀린 것이다. 미국인은 11.5%, 일본인은 17.4%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비교할 때 놀라운 결과다. 평균치(32.5%)와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또 70대 이상 노인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유능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18.1%에 불과했다.

노인이 무능하다는 인식은 노인 부양에 대한 부담으로도 점차 이어지는 모양새다.

노인들이 정부에서 제 몫보다 더 적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6.8%로 조사됐다. 상당수 한국인은 정부가 노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조사 대상 13개국의 평균치(82.1%)보다는 낮은 수치였다. 2006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59.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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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직 ‘노인은 사회적 짐’이라는 항목에 10명 중 1명(10.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 13개국 가운데 공동 6위 수준이다. 다만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에도 6.1%만이 노인을 사회적 짐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인들의 인식이 너무 급격하게 바뀌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곽진영 건국대 교수 정치외교학
의외의 결과는 50대 이상 응답자에서 노인을 사회적인 짐이라고 생각하는 비율(15.8%)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특히 50대의 경우 그 비율이 26.8%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는 7.6%, 30∼40대는 8.3%만이 노인을 사회적인 짐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 체계가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전통적으로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까지 진 ‘끼인 세대’ 50대의 고충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세계 가치관 조사는 노인을 섬기고 존경하는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가 사회의 고령화로 급격히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복과 전쟁, 그리고 근대화를 거치며 사회 발전을 이끌어온 노인 세대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장과 성과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더는 유능한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점차 존경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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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영 건국대 교수 정치외교학


#노인#세계 가치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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