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기 미스터리 풀어낼 ‘판도라의 상자’ 블랙박스, 수색 9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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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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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87m 불과한데 왜 못찾나”
국토부 ‘기장 부채’ 조사 손놔

바다에서 건진 화물기 잔해 해경이 지난 28일 제주공항 서남쪽 129km 해상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사고 항공기는 이날 오전 2시 47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로 가던 중 화물칸에서 연기가 나 제주공항으로 회항하다 추락한 것으로 아시아나항공 측은 추정했다. 제주해경 제공
바다에서 건진 화물기 잔해 해경이 지난 28일 제주공항 서남쪽 129km 해상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사고 항공기는 이날 오전 2시 47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로 가던 중 화물칸에서 연기가 나 제주공항으로 회항하다 추락한 것으로 아시아나항공 측은 추정했다. 제주해경 제공
지난달 28일 제주 인근 바다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B747)에 대한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가 될 블랙박스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비행기의 기장 A 씨(52)가 15억8000만 원 상당의 빚을 지고 있다는 동아일보의 보도(5일자 1면)로 30억 원대 보험 가입을 둘러싼 의혹은 증폭되고 있지만 담당 부처인 국토해양부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국토부에 따르면 사고조사단은 지난달 28일부터 추락사고 이후 선박 8척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일부 잔해가 발견된 제주공항 서쪽 120km 부근을 조사하고 있다. 또 블랙박스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음파탐지기 5대를 동원해 평균 수심 87m인 이 일대 바다 속을 수색했다. 이 작업에는 국내 전문가 4명과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직원 2명,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2명, 미국연방항공청(FAA) 직원 1명 등 총 9명이 참여했다. 조사단은 5일 제9호 태풍 ‘무이파’가 북상하면서 6일부터 한반도 주변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되자 함정과 항공기를 철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블랙박스는 30일간 수중에서 음파를 발사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달 27일까지 발견하지 못하면 수색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사고 조사에만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전문가들은 “블랙박스는 음파탐지기로부터 2.6∼3.8km 안으로만 들어오면 탐지되는데 수색작업이 왜 장기화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을 인양했던 전중선 해양개발공사 대표는 “해역 수심이 87m에 불과해 비행기 동체를 찾은 인근 지역에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할 경우 쉽게 블랙박스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류 영향을 계산하며 작업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A 기장의 빚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조태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장은 “화물기 기장이 상당한 빚을 진 것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지만 국토부는 “기장의 부채는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 통보받은 것도 없다”고 해명자료를 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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