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털고 수능 만점 김지명 “여친? 전 모태솔로…믿음 주는 의사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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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7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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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백혈병을 이겨내고 ‘역대급 불수능’이라 일컬어지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서울 도봉구 선덕고(자율형사립고) 3학년 김지명 군이 공부 비결을 공개했다.

김지명 군은 6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수능 문제를 모두 맞힌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잘 풀었다고 생각했지만 생명과학2에서 두 문제 정도가 애매했는데 가채점해 보니 만점이어서 되게 놀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국어가 평소보다 훨씬 어렵게 나온 것을 느꼈다”면서도 논란이 됐던 국어 31번에 대해서는 “31번 보기 자체가 물리1에 포함된 내용이 아니라 교육과정 외의 것이다. 수능에서 물리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내신으로 물리1을 공부한 적이 있다. 인강(인터넷 강의) 선생님들이 문제풀이 비법을 가르쳐줄 때 주로 교육 과정 외의 것을 알려준다. 나를 비롯해 물리1을 공부한 친구들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6학년 12월 말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김지명 군은 항암 치료 당시 부작용이 심해 힘들었다면서 “탈모 증상이 나타나고 계속 속이 울렁거려 구토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3년 넘는 투병 끝에 고등학교 1학년 3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김 군은 학업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인강과 학교 수업을 통해 공부했다. 배운 것을 복습하고 앞으로 들을 내용을 예습하기도 했다”면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몸이 좋지 않아 체력적으로 힘든 면이 있었다. 중학교 때는 치료를 받는 중이라 특히 힘들었고,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잠이 부족한 기간이 있어 커피 등 카페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쉴 때는 명상을 하거나 입시 커뮤니티에 올라온 재밌는 게시 글을 읽었다고 한다.

만점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김 군은 “어머니께서 추천해주신 인강을 많이 봤다. 인강이나 현강(학원강의)은 사실 차이가 없다. 인강을 현강처럼 학습하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집중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자기 관리를 잘하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부도 재능이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솔직히 나는 (공부) 재능이 0%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100% 재능도 아니다. 재능과 노력의 결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군이 매번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아니다. 그는 2학년 1학기 미적분 과목에서 3등급이 나오고 2학기 영어에서 3등급을 받았다.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김 군은 “나는 모태솔로다”라며 “남고를 다녔다. 중학교 때는 남녀공학이었지만 그때도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학교 가서 연애하면 되겠다’는 진행자의 말에 “잘 모르겠어요”라고 쑥스러워하며 멋쩍게 웃었다.

김 군은 서울대 의예과(정시 가군)에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중학교 때 백혈병 치료를 위해 혈액종양내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병실에 있으면서 되게 힘들었고, 주변 병동에 있던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막연히 치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자신을 치료해준 서울대병원 의사, 간호사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자한테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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