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겸 교수 조민기, 학생 성추행 혐의… 청주대서 중징계 받고 교수직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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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측 “성추행은 명백한 루머” 대학측 “학생 상대로 충분히 조사”
고은, 단국대 석좌교수직 사퇴… 유명 연극연출가도 성추행 의혹

배우 조민기 씨(53·사진)가 충북 청주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학교에서 중징계를 받고 교수직을 사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조 씨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다.

청주대는 20일 “지난해 11월 조 씨가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진행한 뒤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학교 양성평등위원회가 학생들의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징계위에 회부했다”고 설명했다.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조 씨는 2010년 3월부터 자신의 모교에서 공연영상학부 조교수로 강단에 서 왔다. 청주대는 28일 조 씨를 교수직에서 면직 처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논란이 일자 조 씨의 소속사인 윌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이며 교수직 박탈과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소속사는 “수업 중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 징계를 받고 도의적 책임감에 사표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조 씨가) 동료 교수의 음해 또는 악성 루머에 불과한데 학교 측이 징계를 결정한 것에 불만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주대 관계자에 따르면 조 씨는 수년 전부터 공연 준비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오피스텔로 오라고 연락해 술을 마신 뒤 취한 학생을 ‘재우고 가라’는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학생의 몸을 만졌다는 의혹도 일고 있는데 조 씨 측은 수업 지도를 하며 툭 친 행동을 오해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고은 시인은 20일 단국대 석좌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시인은 이날 “단국대에 누를 끼치기 싫다”는 뜻을 학교 측에 전했다. 대학 관계자는 “사직과 함께 자신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인터넷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관련 기사를 비롯한 자료를 모두 내렸다”고 말했다. 고 시인은 2008년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유명 연극연출가 A 씨도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한때 연극계에서 활동한 정모 씨는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994년 ‘백마강 달밤에’라는 연극에 감동해 극단 뒤풀이에 참석했다”며 “그런데 연출가가 술자리에서 허벅지 등을 주무르고 쓰다듬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연극 ‘백마강 달밤에’는 유명 극단 대표로 활동하는 A 씨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극단 관계자는 “A 씨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데다 최근 공연장에도 나오지 않는다”며 “아직까진 관련 의혹을 극단 차원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문화재청은 인간문화재 하용부 씨(63)가 받아온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수교육지원금의 지급을 성폭행 사실 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 씨도 성폭행 가해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민 kimmin@donga.com·김정은 / 청주=장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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