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 개장, 논란의 ‘슈즈트리’ 폐신발이 담고 있는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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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20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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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공중보행로 서울로 7017이 20일 개장한 가운데, 이곳에 설치된 조형물 '슈즈 트리'(Shoes Tree)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슈즈 트리는 신발 3만켤레로 이뤄진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설치미술로, 세계적 정원디자이너 황지해 작가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다.

신발을 수직으로 매어 늘어뜨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폭포수가 내려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핵심이다. 사이사이에는 꽃과 식물, LED전등, 자동차 엔진과 배기통 등의 부품도 있다.

신발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이유는, 서울역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역사를 되새기고, 서울로가 시민의 발걸음이 모이는 곳으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 도시 재생의 의미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작가는 “폐기될 수 밖에 없는 서울역고가를 녹색숲으로 재생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며 “서울역고가가 주는 재생의 의미와 폐기될 신발을 통해 우리의 소비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매체와 누리꾼 사이에서 쓰레기를 쌓아 둔 듯 흉칙해 보인다는 비판이 나왔다.

1억여원 들어간 예산도 지나치다고 지적받았다. 전체 1억3000만원 중 뼈대를 만드는데 5100만원으로 가장 많이 들어갔으며 작업 안전펜스 설치에 2700만원이 투입됐다. 사용된 폐신발은 서울시가 무상으로 제공 받았다. 작가가에게는 재능기부라 비용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반면 상당히 이색적이고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어쨌거나 슈즈트리는 서울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한몫을 한 셈이다.

황 작가는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완성 전부터 논란이 인데 대해서는 “목욕하다가 들킨 듯한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슈즈트리는 오늘부터 향후 9일 간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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