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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작년 1394억… 일자리 얻어도 월급 떼이는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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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작년 1394억… 일자리 얻어도 월급 떼이는 청춘들

유성열기자 입력 2018-02-14 03:00수정 2018-02-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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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신고액 역대 두번째 많아… 7만명으로 체불근로자 21% 차지
정부 “악덕업주 공개… 강력 단속”
300만 원. 대학생 박정일(가명·22) 씨가 아직 받지 못한 임금이다. 박 씨는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가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일은 편했지만 결국 적자를 견디다 못한 업주는 9월 PC방 문을 닫았다. 두 달 치 월급을 밀린 채였다. 업주는 “가게가 나가면(권리금을 받고 팔면)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믿고 기다렸지만 연락은 없었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고심 끝에 노동청에 신고했다. 근로감독관은 “일단 기다려 보자”며 “학생보다 더 많은 월급을 떼인 사람이 엄청 많다”고 했다. 체불액이 큰 사건부터 먼저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박 씨는 300만 원을 받으면 등록금에 보탤 생각이었다. 해가 바뀌었지만 박 씨는 밀린 월급을 받지도 못했고 노동청의 연락도 없다.

지난해 박 씨처럼 임금을 받지 못해 정부에 신고한 청년들(15∼29세)의 임금체불 신고액이 1393억98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2016년(1406억700만 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고용부가 청년 임금체불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는 최저임금(시급 7530원)이 16.4%나 올라 임금체불로 고통을 당하는 청년들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터 받은 ‘2017년 임금체불 현황’에 따르면 임금체불을 신고한 청년은 6만9796명으로 전체 신고자(32만6661명)의 21.4%였다. 임금체불 근로자 5명 중 1명은 청년인 셈이다.

청년 임금체불 업종별로는 제조업(395억4900만 원)이 가장 많았고, 청년들이 많이 일하는 도소매음식숙박업(361억76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청년을 포함한 지난해 국내 임금체불 전체 신고액은 1조3810억6500만 원이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16년(1조4286억3100만 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이 역시 역대 두 번째다.

한국의 체불임금액은 일본(연간 1400억 원 안팎) 등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근로기준법에 임금체불에 대한 처벌조항(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있지만 임금체불을 중대범죄로 처벌하는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밀린 임금만 지급하면 처벌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지난해 정부는 처벌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적발 사업장 13만996곳 가운데 사법처리를 받은 곳은 2만7726곳(21.2%)에 불과했다. 같은 해 임금체불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30명에 그쳤다.

처벌 강화와 함께 사업주의 인식 변화도 시급하다. 청년들이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로 많이 일하는 서비스업종 사업주들은 해고와 임금체불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놓인 청년들이 해고와 임금체불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인 셈이다.


올해는 최저임금이 대폭 올라 청년에 대한 임금체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정부는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 가운데 악질사범의 명단을 공개하고 부당해고와 임금체불을 강력히 단속할 방침이다. 신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청년층은 일자리 감소와 임금체불 급증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정부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일자리#고용#청년#월급#악덕 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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