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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참사 부른 ‘철공소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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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참사 부른 ‘철공소 부품’

서형석 기자 입력 2017-10-13 03:00수정 2017-10-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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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남양주 공사장 3명 사망도 人災
5월 경기 남양주시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확인된 보조 폴 사제부품(왼쪽)과 순정부품. 사고는 사제부품이 부러지며 발생했다. 채널A 화면 캡처
올 5월 근로자 3명이 숨진 경기 남양주시 아파트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붕괴의 원인은 ‘사제(私製)부품’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원청업체의 독촉과 안전불감증, 하도급업체의 무사안일주의가 결합해 빚어진 인재(人災)였다.

남양주경찰서는 12일 “시공업체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 기간이 늘어나지 않도록 크레인에 순정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임의로 만든 부품을 장착해 공사를 벌이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크레인은 5월 22일 오후 4시 40분 남양주시 진건지구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너졌다. 이 사고로 근로자 석모 씨(53) 등 3명이 숨지고 김모 씨(26) 등 2명이 머리 부분을 크게 다쳤다.

사고는 크레인의 높이를 올리는 작업 중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마스트라고 불리는 기둥이 부러져 크레인이 무너졌다. 경찰 조사 결과 ‘불량 보조 폴(pawl)’이 원인이었다. 폴은 80t에 달하는 크레인 상부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크레인을 높일 때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크레인의 안정성을 위해 정교한 조립이 필요하다. 부품의 재질과 밀도 모두 해당 크레인에 맞춘 순정부품을 써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사고 나흘 전인 18일 폴 한쪽이 약간 파손됐다. 규정대로면 크레인 제조사인 스페인 ‘코만사’에 주문해 순정부품을 들여와야 한다. 하지만 크레인 하청업체인 남산공영은 서울에 있는 철공소에 부품 제작을 맡겼다. 원청업체인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이 ‘3일 이내에 작업을 재개하라’며 독촉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부품을 공수하면 공사 기간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우려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제부품 사용을 묵인한 셈이다.

철공소의 부품 제작 과정은 주먹구구식이었다. 부품의 재질과 밀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파손된 부품을 종이에 대고 그렸다. 제대로 제작되지 않은 부품은 결국 크레인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서졌다. 경찰은 코만사에 순정부품의 정보와 관련 기술 내용을 요청한 뒤 정밀 분석을 통해 사제부품의 불량을 밝혀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사장 안전관리도 부실했다. 안전관리자는 근로자들이 안전고리를 장착하지 않은 걸 알고도 묵인했다. 작업 시간을 벌기 위해 안전교육 증명은 가짜 서명과 사진으로 위조했다.

경찰은 현대엔지니어링 소속 현장소장과 남산공영 책임자, 타워크레인 설치를 맡았던 성주타워의 대표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현대엔지니어링 안전관리과장과 남산공영 대표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철공소 대표도 건설기계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남양주=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타워크레인#철공소#남양주#공사장#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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