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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탄 복권 호황… 올해 4조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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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탄 복권 호황… 올해 4조 몰린다

박민우기자 입력 2017-04-22 03:00수정 2017-04-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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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매년 늘어 올 4조1650억 예상… 내년 12월엔 인터넷 판매 허용 방침
일각선 “정부가 사행심 부추겨”
21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로또 판매점에 손님이 몰리고 있다. 이곳은 수십차례 1등 당첨자를 배출해 로또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광주의 한 단독주택에서 백골이 된 5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수년간 지병을 앓다가 쓸쓸히 ‘고독사’한 그는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았다. 다만 안방 컴퓨터 옆에 놓인 봉투에서 무엇인가 발견됐다. 3000여 장의 로또 복권이다. 유서 대신 세상에 남긴, 끝내 당첨되지 않은 그의 마지막 희망들이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복권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판매액이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정부가 내년 12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로또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어서 복권 판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복권 판매를 지나치게 장려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판적인 반응도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복권 판매액은 4조1650억 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판매액(3조8860억 원)보다 7.2%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실제 판매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년간 복권 판매액의 증가 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서다.

2014년 복권 판매액은 3조28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판매액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5년 3조5550억 원, 2016년 3조88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8.3%, 9.3%로 높아진 것이다. 복권위 관계자는 “로또 복권 판매점이 2015년 429곳, 2016년 534곳이 각각 신규 개설되면서 판매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신규 판매점 600여 곳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그만큼 복권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 12월 2일부터 인터넷을 통한 로또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인터넷 판매 비중을 전체의 5%로 제한하고, 1인당 구매 한도를 회당 5000∼1만 원 수준으로 설정해 복권시장의 과열을 예방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복권을 손쉬운 세수 확보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담뱃세 인상을 통한 세수 증대 노력은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이 분명했지만 정부의 ‘로또 판촉 활동’은 국민이 이해할 만한 명분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복권은 저소득층이 주로 많이 찾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역진성(逆進性·소득이 낮은 사람이 소득 대비 더 많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현상)이 커질 우려가 크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로또 인터넷 판매 허용 문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로또#복권#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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