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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빌리지존’의 마법… 교통사고 사망 73%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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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빌리지존’의 마법… 교통사고 사망 73% 뚝

서형석 기자 입력 2018-11-08 03:00수정 2018-11-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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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운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고령자 보행 안전대책 효과

지난해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진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906명으로 전체 보행 사망자(1675명)의 절반을 넘겼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지난해(4185명)의 절반 수준인 2000명대로 줄이기 위해 고령자 안전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11일 ‘보행자의 날’을 앞두고 고령자가 많이 살고 있는 농어촌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마을주민 보호구간(빌리지존)’이 고령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빌리지존은 농어촌 마을도로에 차량의 통행 속도를 낮추고 보행자의 안전을 높이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차도와 보도가 분리되지 않은 곳에는 보행자를 위한 보도, 횡단보도를 새로 조성한다. 2015년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가 첫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23개 지방자치단체의 64개 구간(88.2km)에 설치됐다. 올해 10개 지자체 27개 구간이 새로 지정됐다.

정부가 빌리지존을 늘리는 건 농어촌 지역의 열악한 보행자 안전 환경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38.1%는 농어촌 지역에 많은 국도, 지방도, 군도에서 발생했다. 국도 사고의 44.1%, 지방도 사고의 40.7%는 차와 사람의 충돌이었다. 특히 군(郡) 지역은 시(市)와 비교해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와 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3.9배, 3배 각각 높았다.

2015년 전국에서 처음 빌리지존으로 지정된 경북 칠곡군의 국도 5호선 동명교 구간은 지정 전 낮 시간대에 측정한 차량 1087대 중 33.9%가 제한최고속도인 시속 80km를 넘겼다. 2012년부터 3년간 연평균 30건씩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도로의 노면 포장이 좋아지고 직선 도로가 늘어나면서 차량 통행은 편리해졌지만 정작 마을주민에게는 평소 이용하던 도로가 ‘공포의 구간’이 된 셈이다.

빌리지존 구간에는 보통 시속 80km인 제한최고속도가 시속 20∼30km 하향되고 안내표지판과 붉은색 노면 포장, 무인 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칠곡을 비롯해 2015년 첫 사업지로 지정된 경기 가평군, 전남 영암군, 충남 홍성군, 울산 울주군의 보호구간 지정 전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지정 전(2012∼2014년)에는 사고가 5개 지역 평균 연 123건씩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45% 감소한 68건에 그쳤다. 사망자 수와 부상자 수도 73%, 51%씩 줄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전국의 모든 농어촌 지역의 도로로 빌리지존을 확대하면 지방도로에서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75%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 비용 3169억 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빌리지존은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지에서는 이미 널리 시행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빌리지존에서의 과속으로 적발될 경우 범칙금을 다른 곳보다 2배 더 내게 하고 있다. 영국은 일반 도로의 제한속도가 80∼100km이지만 도로변에 주택가가 있을 경우 제한속도를 시속 48km로 낮추도록 강제한다. 정부는 내년에도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교통안전공단 등과 함께 마을주민 보호구간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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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빌리지존이 전국적인 교통사고 감소 효과로 이어지려면 국도뿐 아니라 지자체 관할 도로에도 지정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빌리지존#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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