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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이상한’ 주52시간 근무 개편…고용부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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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이상한’ 주52시간 근무 개편…고용부도 ‘주의’

뉴스1입력 2018-07-04 14:54수정 2018-07-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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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티타임 등 하루 30분 ‘휴게 시간’ 간주, 근로시간 제외
직원들 “강제로 52시간 이상 근무하라고?” 부글부글


경동나비엔 HR팀이 사내에 공지한 내용, 문건. © News1

경동나비엔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논의중인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도 ‘위법’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경동나비엔은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근로시간 운영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 방안의 핵심은 2시간 야근을 상시화하는 대신 점심과 저녁, 휴게시간 등 2시간을 근로시간에서 빼는 방식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주 58시간 일하지만 근로시간은 50시간만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취지를 무시하는 전형적인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3일 <뉴스1>이 입수한 경동나비엔 내부 문건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주52시간 본격 시행과 관련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기본 근로시간 중 점심시간 1시간 외에, 추가로 휴게시간 30분(오전·오후 각 15분), 석식 30분을 부여해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은 ‘근로시간 운영 및 유연근무제 도입’이라는 제목으로, 경동나비엔 HR팀(인사팀)이 작성했으며 지난달 28일 간부진을 통해 일반 직원들에게 전해졌다. 휴게시간의 경우 “흡연과 화장실 용무 등 별도의 개인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서 공제하지 않는다”면서도 “해당 휴게시간(주어진 휴게시간)을 권장한다”고 적혀 있다.

이 문건에는 또 고정OT(고정야근)를, 수요일을 제외한 매일 2시간씩 해야 한다고 돼 있다. 수요일은 ‘가정의 날’로 정시 퇴근을 할 수 있지만 나머지 날에는 모두 연장근무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정OT외에 연장근로를 더 할 수 있지만 PC-오프 전 개인 용무로 자리를 비울시 근태신청서 등을 작성해야 한다.

문건대로면 직원들은 수요일을 제외하면 아침 8시반부터 오후 8시반까지 12시간 회사에 있게 된다. 주간으로는 58시간 회사에 있지만 식사 및 휴게시간으로 인해 근로시간은 50시간으로 줄어든다. 법에서 정한 ‘주 52시간’을 지키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티타임이나 흡연 등 근무 중 휴게시간은 법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경동나비엔처럼 티타임 등을 이유로 강제 휴게시간을 두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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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무를 하는 도중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간주한다”며 “상사의 지휘, 감독을 받고 일을 하러 다시 복귀해야 하는 대기시간이기 때문이다. 대기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시간을 근로시간이 아닌 시간으로 보면 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주52시간제 시행에 다라 정부에서는 계도에 중점을 두되, 편법·불법 사례는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은 주52시간 본격 시행에 맞춰 지난 4월부터 운영하던 PC-OFF 시스템도 폐지했다. 경동 측은 문건에서 “정부의 갑작스런 주 52시간 단축근로 시행 발표로 HR팀은 충분한 대응방안 없이 단축만을 목표로 PC차단창 및 연장근로 사전 신청제 등을 운영했다”며 “전사적으로 진행 중인 업무 생산성 향상, 편중된 근로시간 밸런스 등이 동반된 후에 점차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폐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수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함으로써 PC연장신청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무조건적인 근로시간 단축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제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하루 2시간씩 고정 야근을 수행할 경우 현재 ‘월 평균 43시간’에 달하는 야근이 ‘35시간’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연봉도 감소한다고 밝히고 있다. 포괄적임금제를 택하고 있고 여기에 고정야근비용이 들어가 있었는데 야근이 줄었으니 야근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경동은 “감소된 연봉은 기본급으로 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놨다.

이밖에도 현재 휴일에 4시간 이상 근무시 3만원, 8시간 이상 5만원이 지급되던 교통비도 시간에 관계없이 2만원으로 통일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직원들의 불만은 고조되는 상황이다. 최근 모바일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경동 직원이라고 밝힌 이들이 글을 올려 사측의 일방적인 휴게시간 포함 등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익명의 한 직원은 “PC 오프제가 돌연 사라진 후 임원이 근로자 대표를 지정한 뒤 ‘근로시간 운영’ 방침을 전달하고 근로자 대표자들이 사인하도록 했다”며 “유연근무제도 집중근무시간을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로 설정해서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직원은 “콘덴싱 만들다가 과로사하게 생긴 경동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주52시간이 본격화하면서 회사가 강제로 52시간 이상 근무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오후8시30분에 퇴근하지 않으면 개인고과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고 호소했다. 또 이 직원은 “가족들과 저녁밥을 먹는 것을 사측에서는 욕심으로 여긴다”고도 부연했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경동나비엔은 포괄연봉제를 택하고 있고 여기에 고정야근수당이 포함돼 있다”며 “월 평균 40시간 이상 야근하던 것을 오히려 월 35시간으로 줄여나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야근을 미리 포함시켜 계산을 해둔 것일 뿐, 야근을 반드시 하라는 의미도 아니고 고정수당을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며 “개인 고과 반영은 더더욱 아니다. 특히 HR팀이 사내에 공지한 내용은 아직 노사가 협의 중인 사안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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