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로 막아라”… 0.5도 더 오르면 1000만명 주거지 잃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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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폭
더 올라가면 이상기후로 고통
온실가스 감축이 유일한 해법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 이내로 막는 것. 기후 변화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동의한 목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195개국은 2018년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권고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당시 IPCC는 “이대로 가면 2030∼2052년 사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구 평균 온도 1.5도 상승과 2도 상승의 차이를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설명했다.

해수면은 평균 온도가 1.5도 올라갈 경우 26∼77cm, 2도 올라갈 경우 36∼87cm 상승한다. 0.5도의 차이는 10cm에 불과하지만, 이 차이로 해양 연안에 사는 1000만 명이 주거지를 잃게 된다. 바닷속 산호초는 1.5도 상승할 때는 70∼90%가 사라지지만 2도 상승 땐 99% 이상 사라져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해진다.

최근에는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IPCC는 8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2021∼2040년 사이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이 1.5도에 도달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3년 전 발표보다 1.5도 상승 도달 예상 시기가 최대 12년 더 빨라진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09도 올라갔다. IPCC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면 폭염과 폭우, 가뭄, 초강력 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는 빈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8.6배 잦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상기후의 강도 역시 더 강해진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IPCC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0이 되는 개념)에 도달하고, 203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UNFCCC 당사국들은 새로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출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단초가 나오는 것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1.5도#주거지#온도 상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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