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어린이 위해 머리카락 자른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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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2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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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상업정보고 이수경 학생. 총 3차례 모발 기부

백혈병 환아를 위해 모발을기부한 이수경 양© News1
백혈병 환아를 위해 모발을기부한 이수경 양© News1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아를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기부한 여고생이 있어 주위에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이수경양(전주상업정보고등학교 3학년).

수경양은 최근 미용실에서 정성스럽게 기른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그리고 잘려진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묶은 뒤 서류봉투에 담았다. 봉투에 적힌 수신인은 (사)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모발기부 담당자였다.

수경양의 ‘모발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벌써 3번째다.

첫 기부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14년에 이뤄졌다.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시청했던 TV 프로그램이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모발기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것도 수경양의 어머니였다.

수경양은 “TV 프로그램에서 백혈병으로 머리카락이 다 빠진 어린아이들을 봤다. 머리카락은 누구나 다 있는 평범한 것인데, 그 아이들은 평범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어린이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항상 어린아이들이 있었고 그 아이들이 모두 동생처럼 느껴졌다”면서 “백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동생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을 해주고 싶어서 모발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머리카락 자르기전 모습© News1
머리카락 자르기전 모습© News1
모발기부를 결심한 수경양은 곧 행동에 옮겼다. 자신에게 특별한 날에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생일인 12월26일에 머리카락을 잘랐다.

물론 망설임도 있었다. ‘단발머리가 어울릴까‘는 걱정도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예뻐지려고 자르는 것이 아니다. 왜 머리카락을 자르는지를 생각하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수경양은 “막상 머리카락을 자르려니 약간의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단발머리도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며 환화게 웃었다.

수경양은 4년 뒤인 지난해 1월에도 정성껏 기른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그리고 최근 다시 단발머리 여고생이 됐다.

수경양은 “모발이 자라는 속도가 보통 사람보다 빨라 1년 만에 다시 모발기부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발기부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염색이나 파마, 탈색 같은 미용시술이 들어간 모발은 가발을 만드는 과정에서 녹아버리기 때문에 기부할 수 없다. 또 모발 길이가 25cm 이상으로 길어야 소아암 아동들이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제작할 수 있다. 최소 1년 이상 길러야만 가능하다.

한창 멋을 낼 나이인 수경양은 “우리 학교는 파마, 염색 등이 다른 학교보다는 자유롭다. 이 때문에 친구들이 예쁘게 염색하거나 파마한 모습을 보면 ‘나도 해볼까’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했다”고 웃어보였다.

졸업을 앞둔 수경양은 공기업 취업에 도전할 생각이다. 또 봉사활동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가족과 함께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고 있다.

이수경양은 “머리카락 기부 이외에 다른 봉사활동도 할 예정이다. 취업준비도 해야 하지만 봉사는 결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머니가 요즘 봉사에 적극적이다. 어머니를 포함해 가족들 모두 지속적으로 봉사에 참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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