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비정규직 파업…“적폐 병원장 물러나야”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9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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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비정규직 노동자인 원·하청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9일 공동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서창석 병원장을 ‘적폐 병원장’으로 규정, 이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와 서울대병원민들레분회(민들레분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공동 파업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에는 900명의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다”며 “서창석 원장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협의체를 6개월간 지연하고 외면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대표단의 양보와 설득으로 가까스로 개최된 협의체는 겨우 다섯 번 열리고 나서 병원 측의 일방적인 불참으로 파행됐다”고 했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은 직접 고용하라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서 원장은 이를 거부하고 자회사를 주장하고 있다”며 “자회사는 용역회사의 다른 일 뿐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의 성인 환자 급식은 정규직 노동자가, 어린이 환자 급식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만든다. 건널목 환자 안내를 아침 9시에는 정규직 노동자가, 10시에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한다”며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기에 이런 차별을 감수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와 병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식과 범위를 놓고 지난해 말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7월부터 본격 논의를 이어왔지만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서 원장 등 병원 측이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며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조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인력 충원, 정규직 전환’ ‘환자에게 건강을, 노동자에게는 행복을’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원장 행태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노조는 인력 충원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간호사 2250명의 연장근로를 줄이겠다며 올해 고작 6명을 충원했다”며 “간호사들의 과도한 노동 문제는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고, 11월 현재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의 ‘쉬지 못한 휴일’은 누적 5475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병원이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노동 시간을 줄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스케줄 조작’도 했다고 주장했다. “간호사들은 근무표상에 근무로 명시돼 이미 일을 했는데, 이후에 병원이 간호사들의 근무날을 ‘휴일’로 변경해놓은 게 적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화과 필수인력 충원으로 환자와 노동자 모두 안전한 병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공공성 확충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든든한 공공 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과 오는 13일 이틀간 ‘경고 파업’ 한다. 이후 병원과 관련 문제를 논의한 후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반면 병원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정부 지침에 따라 협의체를 구성해 성실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파견용역 업체 직원에 대해 병원 정규직으로 전환을 약속할 때까지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노조가 정부 지침을 초과하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현재 가동하고 있는 전담 협의체에서 파견용역 업체 직원이 현재보다 안정적으로 고용과 처우가 개선되는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원은 “이 문제를 비롯한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지난 7월부터 30여차례 교섭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도 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데 노력하겠다”며 “파업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 보호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매우 송구하게 생각하며, 병원은 환자 여러분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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