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지어진 종로 고시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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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9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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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후고시원 1088개 스프링클러 미설치 상태
2009년 7월 이전 설립된 고시원은 사각지대 노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11.9/뉴스1 © News1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11.9/뉴스1 © News1
9일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종로구 고시원은 1983년 사용 승인된 노후 고시원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어 순식간에 피해가 커졌다. 고시원은 작은 방이 복잡한 형태로 밀집되어 있어 불이 나면 취약한 구조인데도 사전 화재 예방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 위치한 고시원 3층에서 불이 나 2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불로 이 고시원 3층과 옥탑방 거주자 총 27명 중 7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된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된 노후고시원은 화재에 취약해도 공공에서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할 수 없다. 올해 정부 차원의 국가안전대진단 때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2009년 7월 이전에 지어진 서울의 노후 고시원은 1673개에 이른다. 이중 서울시가 2012년부터 222개의 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 사업을 지원했지만, 1088개는 여전히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나머지 고시원 363개는 사업주가 자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이날 화재가 난 고시원도 서울시의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을 받지 못한 곳이다.

서울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서울의 모든 노후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단기간에 설치하는 것은 버겁다는 입장이다.

소방당국은 3층 출입구 근처에 위치한 쪽방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스프링클러가 없고 고시원에 묵던 일용직 근로자들이 모두 잠이 든 심야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09년 7월 법률 개정 이전에 설립된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소급적용되지 않는다”며 “221개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데도 34억원의 예산이 들어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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