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스피드스케이팅 400m 트랙에 숨은 비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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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임효준이 2분10초485로 결승선을 통과해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동아일보DB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임효준이 2분10초485로 결승선을 통과해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동아일보DB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드디어 막을 올렸습니다. 첫 금메달 소식은 레이스 첫날인 10일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10초48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임효준 선수가 전해주었습니다. 특히 7번의 부상을 딛고 획득한 메달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더욱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이번 겨울올림픽은 역대 겨울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수가 100개를 넘었고, 알파인스키 국가별 팀이벤트, 스노보드 빅에어,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남녀 혼성 컬링 등 새롭게 추가된 종목 등 기대되는 것이 많지만 이와 함께 경기 곳곳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를 알면 더 흥미로울 듯합니다.

서영: 겨울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려 저도 다양한 겨울 경기를 더욱 관심 있게 보게 됐어요.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우리나라가 목표한 메달을 땄으면 해요.

엄마: 그래 이번에 우리나라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경기에서 많은 메달을 기대하고 있단다.

서영: 그런데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좀 다르게 진행되던데요.

엄마: 쇼트트랙은 한 바퀴가 111.12m인 아이스링크에서 거리에 따라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8명이 동시에 출발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위로 우승자를 가리는 종목이고,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의 아이스링크 트랙에서 2명이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란다.

서영: 네, 저도 봤어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두 선수가 코스를 바꾸어가며 경기를 하는 모습을요. 그런데 스피드스케이팅은 왜 선수들도 헷갈리게 코스를 번갈아가면서 달리게 하나요?

○ 스피드스케이팅 코스 수학으로 풀다

스피드스케이팅은 2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직선 구간과 곡선 구간이 있는 400m의 아이스링크 트랙에서 속도를 겨루는 빙상경기입니다. 이때 바깥쪽 레인을 아웃코스라고 하고, 안쪽 레인을 인코스라고 합니다.

만일 한 선수가 한 바퀴를 돌 때 아웃코스로만 활주한다면 아웃코스만 도는 선수는 인코스를 도는 선수보다 반지름이 큰 원을 돌게 되는 셈이므로 늘 더 많은 거리를 달려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400m의 코스는 인코스와 아웃코스로 구분해, 2인 1조의 주자가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정해진 교차 구역에서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인코스로, 인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아웃코스로 서로 코스를 바꾸어 달리도록 경기장을 설계합니다. 그 원리를 수학적으로 생각해볼까요?

트랙 한 바퀴(400m): (직선구간)+(인코스 곡선구간)+(교차구간)+(아웃코스 곡선구간)

112+81.68+112.07+94.25=400(m)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그림과 같이 112m의 직선구간과 반지름이 26m인 반원으로 이루어진 인코스 구간, 반지름이 30m인 반원으로 이루어진 아웃코스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쪽 곡선 구간의 길이는 (반지름)×2×(원주율)÷2로 계산할 수 있는데, 원주율을 3.1415라고 하면 인코스의 경우 26×2×3.1415÷2, 약 81.68(m), 아웃코스의 경우 30×2×3.1415÷2, 약 94.25(m)가 됩니다. 이때 교차 구간의 길이는 약 112.07m(가로 112m, 세로 4m인 직사각형의 대각선 길이)입니다. 따라서 어느 코스(그림의 빨간색 또는 파란색)에서 시작을 하든지 선수가 도는 한 바퀴는 (직선구간)+(인코스 곡선구간)+(교차구간)+(아웃코스 곡선구간)으로 112+81.68+112.07+94.25=400(m)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트랙 한 바퀴의 거리가 400m가 되는 원리를 이용하면 결승선이 동일할 때 500m의 경우에는 출발선을 같게 하고, 1000m의 경우는 출발선을 다르게 하는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힌트: 인코스와 아웃코스 곡선구간의 횟수를 고려하세요.)

○ 스키점프 속 수학

속도를 겨루는 종목 외에도 가장 짜릿하고 멋진 볼거리를 제공하는 종목 중 하나가 스키점프와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스노보드 빅에어가 아닐까 합니다. 두 종목 모두 대형 점프대에서 도약해 점프,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을 겨루는 종목입니다.

스키점프 선수가 뛴 비거리와 자세의 관계에 대한 한 연구에서는 선수가 점프할 때 수평인 지면과 스키가 이루는 각도, 스키와 몸의 중심선이 이루는 각도, 그리고 하체와 상체가 이루는 엉덩이 각도 등을 이용해 물체가 뜨려는 힘과 움직임에 저항하는 힘의 비율을 구해서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나는지에 대해 시뮬레이션하였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엉덩이 각도가 커질수록 비행은 불안정해진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불안정한 비행을 감수하면서도 엉덩이 각도를 크게 해 먼 거리를 기록하려 합니다. 보통은 지면과 스키의 각도는 30도 이내, 몸과 스키의 각도는 20도 이내, 엉덩이 각도는 160도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분석한 결과 엉덩이 각도는 140∼160도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이상적인 조건을 찾아내는 일도 수학의 몫이지요.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는 다양한 볼거리에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종목이 많습니다. 숨은 수학 원리를 생각하며 관람의 재미도 더하고, 금메달도 응원해보면 어떨까요?
 
박지현 반포고 교사
#평창 겨울올림픽#수학적 원리#스피드스케이팅 코스#스키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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