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 구속 기소…檢 “갑질 경영 완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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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25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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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가맹점주를 상대로 수년간 ‘갑질’을 일삼아온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69)이 25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이날 오후 156억 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동생(64)을 횡령 혐의로, MP그룹 최병민 대표이사(51)와 김모 비서실장(54)을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MP그룹도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 오너 일가에 대해 ‘제왕적 기업문화에 물든 오너’ ‘갑질 경영의 완성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조사 결과 정 전 회장은 그동안 알려진 혐의 외에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이른바 ‘갑질 경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자신과 자녀, 아들의 장모, 동생 등 오너 일가의 호화생활을 영위하는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2005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입하면서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중간업체로 끼워 넣는 방법으로 가격을 부풀려 57억원의 이익을 빼돌린 혐의다.

불필요한 거래단계로 인한 유통마진은 치즈가격을 상승시키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전가됐다. 이른바 ‘통행세’를 가져간 정 전 회장의 동생은 수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신용불량자였음에도 11억원 상당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외제차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또 ‘갑질 경영’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항변에 정 전 회장은 본사에 항의하고 탈퇴한 가맹점주는 ‘반드시 망한다’는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보복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정 전 회장은 탈퇴한 가맹점주를 고소하는 한편 보복출점을 하면서까지 집요하게 압박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는 2007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딸과 사촌형제, 사돈 등 친인척을 MP그룹 직원으로 허위 취업시켜 29억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08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는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광고비 5억7000만원 상당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정 전 회장은 차명으로 운영하는 가맹점에 대한 로열티 7억6000만원을 면제하고 이 가맹점에 파견된 본사 직원들에 대한 급여 14억원을 미청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총 64억6000만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친 혐의도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지배하는 비상장사가 소유하는 신주인수권을 지인들에게 저가로 매도해 비상장사에 25억원의 손해를 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2002년 발간한 자서전 ‘나는 꾼이다’를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가맹점주를 상대로 대량으로 강매하게 하고,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가맹점의 실내인테리어, 간판 등 공사를 친인척 업체에 몰아주고 공사비의 10~15%를 리베이트로 돌려받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는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범위에는 포함하지 못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스터피자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 착수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으나 프랜차이즈업계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근절,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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