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시작 돈으로 끝난 인간관계… ‘함바 브로커’ 유씨 몰락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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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은건 빚더미

“슈퍼마켓 아줌마든 동네 꼬마든 돈 없이는 아무도 안 만났죠.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나는 인간관계였죠….”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 씨(65·구속 기소)가 함바집 운영권 확보를 위해 벌인 전방위적인 로비 활동은 최근 2, 3년간 함바집 관련 사업이 급격히 기울자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벌인 시도였다고 유 씨의 측근들은 전했다.

유 씨의 매제이자 급식업체 K사 대표인 김모 씨에 따르면 유 씨는 전남 완도군 소안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유 씨의 아버지는 소안도에서 비교적 부유한 편에 속했던 고기잡이배 선주였다. 전남 목포시로 이사 온 뒤에도 사업이 계속 번창해 유 씨는 줄곧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의 한 측근은 그의 성격에 대해 “돈을 주지 않고는 사람을 못 만나거나 안 만날 정도로 돈으로 해결하는 데 집착했다”고 전했다. 돈을 주는 방식에 익숙해져 함바집 운영권 사업을 하면서도 금품 로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당발’ 인맥을 배경으로 함바집 운영권 사업이 번창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2, 3년간 함바집 운영권 확보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유 씨는 심각한 자금난에 몰렸다. 유 씨의 한 측근은 “유 씨가 운영을 맡긴 급식업체들 간에 자금순환이 제대로 안 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원진씨엔씨 사업자 명의로 함바집 운영권 수주를 하더라도 직영으로 운영할 여력이 없어 9개 업체에 ‘바지사장’을 앉히고 이들에게 함바집 운영을 맡겼다. 하지만 유 씨는 이들 업체에서 제때 돈이 들어오지 않자 통장을 압류당하는 등 빚에 쪼들리게 됐다. 힘들게 확보한 함바집 운영권이 건설경기 악화로 갑자기 분양이 취소돼 공중으로 날아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유 씨는 가족들과도 거의 왕래를 하지 않는 등 소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 씨에게 남은 건 아흔이 넘은 노모뿐이다. 유 씨가 성동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그의 여동생이 부산에 사는 노모를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고위공직자도…‘함바게이트’ 일파만파
▲2011년 1월12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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