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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홍석천 커밍아웃 10년… 인터넷은 ‘동성애 해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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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홍석천 커밍아웃 10년… 인터넷은 ‘동성애 해방구’

동아일보입력 2010-08-31 03:00수정 2010-08-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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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도 ‘금칙어’ 해제
방송인 홍석천 씨가 2000년 9월 ‘커밍아웃’을 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동성애자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지만 적어도 온라인상에서는 이들에 대한 차별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게임상에서 쓸 수 없었던 ‘게이’ ‘레즈비언’ 등 동성애 관련 단어가 올해부터 ‘금칙어(禁飭語)’ 대상에서 모두 풀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만드는 ‘게임언어 건전화 지침서’에서 ‘게이’ 등 동성애 관련 어휘가 금칙어 목록에서 삭제된 것. 하지만 오프라인, 즉 일상생활에서는 동성애가 여전히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 빗장 풀린 동성애 용어

진흥원은 게임의 주 이용층인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 차원에서 2008년부터 국립국어원과 공동으로 게임언어 건전화 지침서를 발간해 매년 초 게임업계에 배포하고 있다. 게임 중 채팅이나 검색을 할 때 금칙어를 쓸 경우 입력 자체가 되지 않거나 금칙어만 자동으로 삭제된 뒤 화면에 입력된다.

지난해 1월 처음 배포된 지침서는 욕설과 비속어, 성행위 관련 단어 등과 더불어 ‘게이’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단어도 금칙어에 포함해 동성애자 차별 논란이 일었다. 당시 동성애자 인권단체들은 “게이나 레즈비언이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데도 게임상에서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진흥원은 이 지적을 받아들여 지난해 말 금칙어 선정 기준을 보완했고, 이 과정에서 게이와 레즈비언, 호모 등을 포함한 820개 항목을 삭제했다. 진흥원 측은 “금칙어 목록을 재검토한 결과 동성애 관련 어휘들은 그 자체가 부정적 가치를 내포하지 않은 가치중립적 표현이라고 판단해 전부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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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사이트 성업-지나친 ‘방임’ 지적도

동성애 이슈는 네이버와 네이트 등 국내 주요 인터넷 포털에서도 자유롭게 검색이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성애와 관련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이상 금칙어로 설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며 “다만 레즈비언이나 게이 등의 단어를 성인 키워드와 묶어 검색하면 제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접속이 가능한 동성애자 전용 사이트 및 카페는 40여 곳. 일부 사이트는 회원수가 3만5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업 중이다. 사이트마다 지역별 동성애자들과 자유로운 채팅이 가능한 데다 동성애자들이 주로 모이는 휴게텔과 DVD방, 술집 등 ‘이반 업소’를 지도 형태로 공유할 수 있다. ‘이반’은 동성애자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일반’과는 구별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허술한 규제를 틈타 일부 사이트들은 접속 연령 제한을 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이미지를 올려놓는 등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사이트 초기 화면에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사진이 올라와 있거나 몇 번의 클릭만으로 남성 성기 사진 및 동성 간의 성행위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커밍아웃한 김모 씨(28)는 “동성애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일부 사이트는 야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많아 오히려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에선 여전히 싸늘

오프라인에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동성애를 그린 왕자웨이 감독의 1997년 작품인 ‘해피투게더’는 한국에서 심의에 걸려 1차 수입이 불허된 뒤 1년 뒤인 1998년 ‘가위질’을 한 끝에 뒤늦게 개봉했다. 지난해 게이 청년들 간의 로맨스를 그린 한국 영화 ‘친구사이’는 예고편이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에서 ‘유해성 있음’으로 판정받는 등 개봉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최근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도 동성애 커플을 주요 배역으로 하면서 한국교회언론회와 동성애허용법안반대국민연합 등 보수 단체들의 시청 거부 운동에 부닥쳤다.

남궁기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가치관이 다를 경우 극심한 공포심을 느낀다”며 “온라인은 개인 의견 표출이 자유로운 반면 오프라인은 주위 시선을 신경 쓰는 등 제한이 많아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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