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군항제→ 창원 군항제? 마산아귀찜 이름은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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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창원시 어제 출범
마산-진해 시민들 아쉬움

‘진해 군항제는 창원 군항제?’ ‘마산 아귀찜은 창원 아귀찜?’ ‘부마(釜馬)항쟁은 부창(釜昌)항쟁?’…. 물론 당장은 사실과는 거리가 먼 엉뚱한 상상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는 또 모른다.

1일 오전 10시 전국 첫 자율통합시인 경남 창원시(창원+마산+진해시)가 출범하면서 ‘민주성지 마산’과 ‘군항도시 진해’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정도 전 경남도민일보 사장(57)은 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내 고향 마산이 없어집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제 누가 저에게 어디에 사느냐고 물으면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수몰로 송두리째 고향을 잃은 사람들보다는 낫겠지만, 텅 빈 가을 들녘처럼 가슴 깊은 곳이 허허롭다”고 밝혔다. 마산 출신 김종대 창원시의원(57·민주당)은 “대안과 민주적 절차 없이 특정인들이 통합을 밀어붙였다”며 “마산이 역사 속에 파묻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름이 달라지는 공공기관도 적지 않다. 마산보훈지청은 1일부터 창원보훈지청으로 이름을 바꿨다. 마산MBC도 창원MBC로 사명(社名)을 변경했다. 삼성마산병원 역시 삼성창원병원으로 개명했다. 천주교마산교구는 가을 총회에서 명칭 변경 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아직 이름 논의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

임영주 마산문화원장(58)은 “문화 정체성을 위해 고유한 전통 등은 반드시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김성종 씨(57)는 “마산이 국내 수출의 메카였고, 민주주의의 성지였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진해 주부 김경자 씨(59)는 “시 명칭이 사라져 너무 아쉽다”며 “지역 특색을 잘 살려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공무원 김모 씨(50)는 “이순신 장군 얼을 받들기 위해 열리는 진해군항제는 벚꽃과 어우러지면서 해마다 200만 명 이상이 찾았다”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군항제와 창원지역 축제 통합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완수 시장은 “마산, 진해 주민들 상실감을 잘 안다”며 “진해는 해양물류와 관광레포츠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으로 육성하고 마산 경제 활성화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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