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77개 학과 → 40개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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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문단위 개편안 발표
“키울 학문만 집중육성”
18개 단과대 → 10개로
어문계는 지역학부로 재편
정원조정 싸고 갈등 예상

중앙대가 현행 18개 단과대,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 40개 학과·부로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지난해 두산그룹이 인수한 중앙대가 91년 학교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대학 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29일 대학 본부가 공개한 학문단위 개편안에 따르면 중앙대는 현행 서울캠퍼스 문과대 영어영문학과와 안성캠퍼스 외국어대 영어학과 등 겹치는 학과를 통폐합하고 연관된 학문끼리 묶어 운영할 계획이다. 경제학과는 경영대와 합쳐져 경영·경제대가 되고 예술대와 음악대, 국악대는 예술대로 통폐합되며 생활과학대는 사회과학대와 자연과학대, 예술대 등으로 분리 흡수된다.

학과가 통합되면서 의생명공학, 금융공학 등 분야가 신설되고 인문대 영어영문학과를 제외한 독어독문학과 등 어문계열은 아시아문화학부, 유럽문화학부 등 지역학부 개념으로 재편된다.

또 10개 단과대는 △인문·사회·사범계열 △경영·경제계열 △자연·공학계열 △의·약학계열 △예체능계열 등 5개 계열로 나뉘고, 계열별 부총장 5명을 둬 행정시스템을 총괄하는 한편 단과대별로 대표적인 ‘명품 학과’를 육성하는 임무를 맡기기로 했다.

중앙대 박범훈 총장은 “18개의 단과대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놓은 상태에서는 대학의 형평성 논리에 밀려 연구와 교육, 그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없다”며 “5명의 부총장이 인사추천권을 비롯한 예산, 교원 및 직원 승진 심사권 등 대학운영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책임 운영할 수 있도록 대학행정의 새로운 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학 본부는 2010년 3월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2011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초안은 각 학과·부의 정원과 캠퍼스 배치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중앙대는 ‘키울 학문은 집중 육성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겠다’는 식으로 인기학과의 정원은 늘리고 비인기학과의 정원은 줄이거나 폐지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편된 학과들의 정원이 어떻게 분배되느냐에 따라 정원이 줄어드는 학과의 교수나 학생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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