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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리플’ 다는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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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리플’ 다는 의사들

동아일보입력 2009-12-26 03:00수정 2009-12-2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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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질문에 실명으로 답변네이버서 1582명 활동 중“실시간 의료상담” 호응 커“병원 홍보 치중” 우려도

Q: 아이가 생후 50일 정도 됐는데요. 가습기를 많이 틀어줘도 하얀 콧물이 콧속에 가득 차 있어요. 3일째 변을 보지 못해 배가 불룩해요. 아기에게 문제가 있는 건가요?

A: 가습기를 너무 오래 틀어주는 엄마들이 많아요. 1시간만 틀어주시고 2시간 동안은 꺼두시는 게 좋습니다. 코는 손으로 파면 안돼요. 숨쉬기 힘들어할 때만 식염수를 살짝 뿌린 뒤 아기들 코 빨아주는 플라스틱 기구로 빼주세요. 변비는, 일단 엄마 젖만 물리시고요. 분유 먹일 때는 진한 농도로 타서 주세요.(소아청소년과 상담의 류일)

환자와 의사의 실시간 의사소통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1월부터 ‘지식인(iN) 의사답변 서비스’를 시작하자 또 다른 포털사이트 네이트도 10월부터 전문의 답변서비스를 시작했다.

의사답변 서비스는 누리꾼이 질문을 올리면 해당과 전문의들이 답변을 다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1월 1000명 남짓한 의사들이 참여했지만 12월 현재 치과의사 134명, 한의사 139명, 의사 1309명 등 총 1582명이 참가하고 있다. 전문의들이 각 협회에 신청서를 내면 협회는 인적사항과 면허를 확인한 뒤 심사절차를 거쳐 활동할 자격을 준다. 일반인들도 건강 관련 질문에 답변을 달 수는 있지만, 의사가 답변한 질문에는 ‘의사답변’이라는 표시가 따로 붙는다. 하루 동안 전문의들이 다는 의사답변은 평균 500개 정도다.

의사가 열심히 답변을 다는 이유는 누리꾼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병원 등을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답변 옆에는 의사의 실명과 사진, 소속병원 이름이 노출된다. 전공별로 1주일 동안 열심히 답변을 단 의사 1위부터 3위까지는 순위와 함께 이름도 공개된다. 이 때문에 답변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김용진 순천향대병원 외과 교수는 “수술을 안 받겠다던 암환자의 글에 답을 단 적이 있는데 나중에 ‘막연한 불안감이 많이 없어졌다’며 수술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내가 쓴 글 하나가 환자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인터넷 공간은 병원광고에 이용당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건강 관련 질문과 답변을 병원 관련자나 홍보담당자들이 서로 짜고 한다는 것. 예를 들어 한 누리꾼이 ‘가슴성형 때문에 고민인데 어디가 잘하나요’라는 질문을 올리면 특정 성형외과가 좋다는 칭찬 글만 올라오는 식이다. 실제 10월에는 자동 프로그램으로 질문 답변 추천 수를 조작해 병원을 홍보한 일당이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얼굴을 보지 않고 상담 글을 올리는 만큼 부작용도 있다. 한 내과 전문의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걸린 것 같다면서 병원에 가야 되냐고 물었는데, 질문일자를 보니 이틀 전이었다”며 “빨리 병원에 가야 할 사람들이 ‘배 오른쪽이 아파요’라고 하면 해줄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또 관절염 요통의 경우 같은 증상을 놓고도 자기 소속 병원이 미는 치료법 위주로 환자들에게 권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의사가 아닌 누리꾼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경우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거나 잘못된 내용이 오갈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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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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