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몬주익 영웅, 아직도 방황중…"

  • 입력 2001년 12월 3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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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는 지난 9월 국민체육공단 소속 선수들이 자신의 문란한 사생활문제와 독단적인 팀운영을 이유로 집단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은 팀을 떠났고, 마라톤 강화위원직의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마라톤팀 운영에 물의를 일으켜 육상연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데 대한 처분이였다.

자칫 감독직까지 사임할뻔 했으나 자숙의 시간을 주는등으로 경고조치에 그쳤다.

이 사건으로 국민적 영웅의 이미지와 육상계안팎에서의 그의 입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다 소속팀 전원 팀탈퇴로 지난 12월 창단된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이 와해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이후 그는 자숙과 재기의 시간을 가졌다.

선수시절 고인이 된 옛스승 정봉수감독의 강도높은 지도에 자신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었고, 훈련에 게으름을 피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던 그로서는 팀을 탈퇴한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지도자의 고충을 깨달았다. 사생활에 물의가 있었던 점도 인정하고 공인으로서의 자세로 더욱 가다듬는 계기로 삼았다.

그리고 지도자로서 고 정봉수감독의 뒤를 잇고, 자신의 뒤를 이어줄 새로운 선수들을 모았다. 고교졸업예정자 2명과 대학졸업예정자 1명을 영입한데 이어 이후 계속해서 영입작업을 펼치는 한편 훈련을 강행하며 지도자의 길을 걷는듯 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국민적 영웅이란 그를 위해 재기의 기회를 주었던 관계자들과 국민들은 또한번의 배신을 당했다. 황영조는 30일 밤늦게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되어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고향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황영조는 술을 마신뒤 혈중 알코올 농도 0.053%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로 집으로 향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되었다.

소속팀 집단이탈 파동과 육상위원회 강화위원직을 박탈당한지 1달여 남짓한 시간에 또 물의를 일으킨 것이다. 사건재발 방지 약속의 각서와 지도자로서 선수지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얼마전의 일이여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황영조는 선수시절 훈련이 너무 고되고 힘들어 달리는 차에 뛰어들고 싶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힘든 훈련속에서도 자기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당당하게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낸 그였다.

그러나 이젠 그의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운동화를 벗는 순간 그는 더이상의 인간의 한계점을 극복한 몬주익의 영웅도 국민적 영웅도 아닌 우인(愚人)으로 변했다.

올림픽 금메달로 받은 부와 명예속에 선수시절 강인한 정신력은 사라지고, 현실에 안주하며 부도덕한 사생활과 음주등으로 타락에 길로 접어들었다. 나약하게 변해버린 황영조에게 더이상의 기적은 없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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