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60년 기상위성 ‘티로스-1’ 발사

  • 입력 200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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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다. 독일인은 연인의 마음처럼 변화무쌍해 종잡을 수 없는 일을 ‘4월의 날씨(April wetter)’라고 표현한다.

연인의 마음을 자기 뜻대로 좌우할 수 있을까. 다만 예측하고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날씨도 마찬가지. 사람의 의지로 좌우할 수 없으니 예측하고 대비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예측이란 게 만만하지 않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세계 곳곳의 관측소에서 보내 온 기온, 구름의 양, 풍속, 기압 등 자료를 종합해 일기예보를 했다. 그러나 날씨란 변수가 너무나 많고 생물의 몸처럼 유기적이어서 여러 관측소에서 받은 자료만으로는 불충분했다. 적대적인 나라끼리는 자료를 공유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변했다.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에 접속하면 누구나 광범위한 지역의 구름 사진을 볼 수 있다. 구름 사진 동영상을 보면 초등학생도 몇 시간 후에 한반도가 구름에 뒤덮이게 되는지 알 수 있다. 대기권 밖의 높은 하늘에서 지구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되면서 기상 예측은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게 됐다.

46년 전인 1960년 4월 1일, 기상위성 ‘티로스-1’이 미국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됐다. 이에 앞서 14개월 전 기상위성 밴가드 2호가 발사됐지만 고장이 나 제구실을 하지 못했으므로 첫 기상위성의 타이틀은 티로스-1이 차지하게 됐다.

2대의 TV 카메라와 테이프 리코더, 송신기를 장착한 이 위성의 무게는 120kg으로 작다. 하지만 방대한 정보가 담긴 구름 사진과 대기 상태 정보를 속속 보내 왔다. 임무 수행은 78일에 지나지 않았지만 성과는 놀랄 만했다.

이후 소련 중국 등 각국이 기상위성을 잇달아 발사했다. 현재 미국의 고스 위성 시리즈, 유럽의 메테오샛 시리즈, 중국의 펑윈(風雲) 위성 등이 지상 3만5880km의 정지궤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며 수십억 인류가 농사 등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날씨나 연인의 마음만큼 변화무쌍한 것이 또 있다. 바로 민심이다. 민심의 동향을 알려 주는 것이 신문 등 언론매체가 아닌가 싶다. 언론매체가 알려 주는 민심의 풍향은 누가 갑자기 바꾸려 한다고 바꿔지는 것이 아니다. 설령 누군가가 기상정보를 조작해도 어차피 내릴 비는 내리고 불 바람은 부는 것처럼.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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