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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우리는 아직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소소한 도서관]우리는 아직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세상에는 여전히 폭설이 내리고, 비록 둘이지만 우리는 아직도 ‘우리’로 잔존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하여, 의식이 지워져 나가는 그 와중에서도 우리는 마지막 안간힘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따금 여자 혼자서 술을 마시는 소리, 그리…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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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딸에게 듣는 “아빠, 걱정하지 마”…김용택의 ‘안녕 피츠버그…’

    [소소한 도서관]딸에게 듣는 “아빠, 걱정하지 마”…김용택의 ‘안녕 피츠버그…’

    ‘안녕, 아빠 지금 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 마치 시 같다.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 모습이 한 그루의 나무 같다. (…) 인생은 마치 시 같아. 난해한 것들이 정리되고 기껏 정리하고 나면 또 흐트러진다니까. 그렇지만 아빠, 어제의 꿈을 잃어버린 나무같이 바람을 싫어하지는 않을 거…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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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정현종 시 ‘방문객’

    [소소한 도서관]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정현종 시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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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 삶이 버거울땐, 이 다리를 건너야 행운을 만난다고…신달자 ‘그리움’

    [소소한 도서관] 삶이 버거울땐, 이 다리를 건너야 행운을 만난다고…신달자 ‘그리움’

    ‘내 몸에 마지막 피 한 방울 마음의 여백까지 있는 대로 휘몰아 너에게 마구잡이로 쏟아져 흘러가는 이 난감한 생명 이동’ -신달자 시 ‘그리움’ 사랑이 때 돼서 밥 먹고 세수하는 일상 같다면, 혹은 아무 때나 펼쳤다 덮었다 할 수 있는 책읽기 같다면…. 그러나 사랑은 덤덤한…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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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나무가 시간에 다는 방울 같은 것?…이윤기 ‘봄날은 간다’

    [소소한 도서관]나무가 시간에 다는 방울 같은 것?…이윤기 ‘봄날은 간다’

    “사실은 나무로써 ‘시간박물관’ 같은 거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기념식수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좋다.” “백년, 이백년 세월이 흐르면 볼만해지지 않겠어요?” “천년, 이천년 세월이 흐르면 더 볼만해질 테지. 좋다. 시간에 다는 방울 같은 것이다. 나무라는 것이.”…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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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함민복 ‘가을’

    [소소한 도서관]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함민복 ‘가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가을’ 가을은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밖에 나가고 싶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마음.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에 몸이 가벼워지니 그럴 법하다. 그리고 손잡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마른 피부에 온기가 느껴지…

    •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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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장래희망이 ‘효자’였던 아빠는 맞으면서도…윤성희 ‘낮술’

    [소소한 도서관]장래희망이 ‘효자’였던 아빠는 맞으면서도…윤성희 ‘낮술’

    ‘아빠는 외할머니에게 고등학교 일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맞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장래희망을 적어내라. 그래서 아빠는 효자라고 적었다. 그러자 담임이 아빠를 불러내 말했다. 아버지가 장래희망인 놈은 봤어도 효자가 장래희망인 놈은 처음이다. 다시 써와! 아빠는 다시 써가지 않았다. 담임…

    •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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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무서운 건 악이 아니라 시간”…‘살인자의 기억법’

    [소소한 도서관]“무서운 건 악이 아니라 시간”…‘살인자의 기억법’

    그는 악(惡)을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 진부함이 나를 웃겼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악을 왜 이해하려 하시오?” “알아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는 말했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악이 아니오. 기도나 하시오. 악이 당신을 비켜갈 수 있도록.”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

    • 20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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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부부 간의 아득한 거리를 채우는 것은…‘아내의 이름은 천리향’

    [소소한 도서관]부부 간의 아득한 거리를 채우는 것은…‘아내의 이름은 천리향’

    《‘세상에 천리향이 있다는 것은 세상 모든 곳에 천리나 먼 거리가 있다는 거지 한 지붕 한 이불을 덮고 사는 아내와 나 사이에도 천리는 있어 등을 돌리고 잠든 아내의 고단한 숨소리를 듣는 밤 방구석에 처박혀 핀 천리향아 네가 서러운 것은 진하디 진한 향기만큼 아득한 거리를 떠오르게 하…

    •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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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남북 정치상황에 관한 꿈꾸기였다”…‘우리가 물이 되어’

    [소소한 도서관]“남북 정치상황에 관한 꿈꾸기였다”…‘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

    •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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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바라던 걸 얻어도 상처는 계속 생겨나게 마련…‘그 집 앞’

    [소소한 도서관]바라던 걸 얻어도 상처는 계속 생겨나게 마련…‘그 집 앞’

    ‘이제 나는 그 애들에게 대답할 수 있다. 사랑은, 다 만든 인형 같은 것이다. 만들 때는 이리저리 설레고 꿈을 꾸는 듯하지만, 일단 형태를 갖추고 나면 인형은 독자적인 생명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만든 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 결혼도 그러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

    •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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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깡통따개 있어요?” 그가 찾아 헤맨 이유는…‘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소소한 도서관]“깡통따개 있어요?” 그가 찾아 헤맨 이유는…‘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이튿날 수돗가에서 깡통을 씻다가 나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요즈음 깡통은 모두 손가락으로 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거기에는 일 원짜리 동전만한 구멍이 나 있다는 것. 그대로는 꽃을 꽂을 수가 없었다. 깡통따개로 도려내지 않으면 깡통 하나에 기껏해야 한두 송이 꽂을 …

    •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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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외로우니까 사람이다…‘수선화에게’

    [소소한 도서관]외로우니까 사람이다…‘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

    • 201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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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도서관]바람과 나무, 머무름과 떠돎…‘바람의 사생활’

    [소소한 도서관]바람과 나무, 머무름과 떠돎…‘바람의 사생활’

    ‘계집이란 말은 안팎이 잡히는데 그 무엇이 대신해줄 것 같지 않은 사내라는 말은 서럽고도 차가워 도망가려 버둥거리는 정처를 붙드는 순간 내 손에 뜨거운 피가 밸 것 같다 처음엔 햇빛이 생겼으나 눈빛이 생겼을 것이고 가슴이 생겼으나 심장이 생겨났을 것이다 한 사내가 두 사내가 되고 열…

    •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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