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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의 사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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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시집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시집

    혹시 연필심으로 쓰이는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성분 원소가 같다는 말을 들어 보신 적 있는지요? 흑연도 다이아몬드같이 탄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긴 한데 흑연의 원자들은 단단히 결합된 다이아몬드와는 달리 서로 층을 이루면서 결합돼 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성질 때문에 겹겹의 섬유로 만들어진 …

    •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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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맥주잔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맥주잔

    무더위와 열대야 때문에 산책도 숙면도, 어떤 일을 집중해서 해내는 것도 어려워졌다. 이렇게 폭염에 지쳐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순식간에 가을이 오면 당황할 텐데. 어쨌든 지금은 이 타는 듯한 하루를 잘 보내는 일이 큰일처럼 느껴진다. 그날 해야 할 일을 간신히 하고 저녁을 맞는다. …

    • 20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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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옥수수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옥수수

    이맘때면 의욕도 식욕도 떨어진다. 그러다가 갓 쪄낸 옥수수 하나를 무심코 입에 대보았을 것이다. 옥수수를 먹지 않던 내가. 탱글탱글한 알들이 짭짤한 맛 고소한 맛을 내며 입속에서 톡톡 터졌다. 이런 게 바로 ‘여름의 맛’이구나! 그 후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면 찐 옥수수로 냉동실을 꽉 …

    •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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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종이신문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종이신문

    ‘끌리는 박물관’이라는 흥미로운 번역서가 있습니다. 여러 작가들이 자신에게 특별했던 박물관에 관해 쓴 글을 엮은 책입니다. 세상에 참 신기하고 가보고 싶은 박물관이 많다는 데 우선 놀랐고, ‘만약 이런 기획을 제안받는다면 어떤 박물관에 대해 써볼까?’ 하고 상상하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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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수건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수건

    삼 주 동안 머물렀던 집의 욕실은 보통의 아파트나 맨션과 엇비슷한 구조여서 창문이 없는 데다 좁은 편이었다. 집주인은 욕실에 곰팡이가 필까 봐 매일 밤 청소하고 선풍기를 틀어 실내를 말리고 세탁물, 그중에서도 수건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지 않게 신경을 쓴다. 한 상점에 갔다가 가격도 괜…

    •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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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종이와 펜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종이와 펜

    빈집에서 눈을 떴다. 몸이 천천히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 전등 줄에 매달린 추도 손으로 툭 건드린 것처럼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해마다 몇 주씩 여름휴가를 보내는 이 도시에서 이따금 겪는 일이다. 미미한 진동이긴 해도 늘 그렇듯 감정은 크게 동요되고 만다. 내가 지내는 방의 출입문 가…

    •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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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사과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사과

    자코메티라면 인물이나 대상을 가늘고 길게 표현한 조각가라고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나 역시 그랬고 특히 문장 쓰기에 관해서는 그의 조각같이 불필요한 수식이나 군더더기 없이 쓰고 싶어 했다. 작고한 소설가 한 분이 언젠가 사석에서 소설에서의 문장은 목수가 나무를 매만지듯 그렇게 대패처럼…

    •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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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종이책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종이책

    기간이 얼마가 되든 일단 집을 떠날 때는 책부터 챙긴다. 어떤 책을 가져갈 것인지 꽤나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다. 무게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말로 된 책이 귀한 여행지에서 한 글자 한 글자 아껴가면서 읽어야 하는 만큼 의미가 있으면서도 새롭게 접해보는 책을 가져가고 싶은 …

    •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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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지도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지도

    몇 주 동안 지내러 갈 도시를 소개한 책의 개정판이 나왔기에 구매했다. 수록된 그 나라 전도와 시, 구의 지도들, 그리고 지하철 노선도를 한참 들여다보는데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지도’라는 시가 떠올랐다. “평원과 골짜기는 늘 초록색,/고지대와 산맥은 노란색과 갈색,/가장자리가 찢긴 …

    • 201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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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볼펜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볼펜

    최근에 하버드대에서 20년간 글쓰기 프로그램을 이끈 한 교수의 인터뷰와 그에 관한 칼럼들을 일간지 몇 군데서 읽었다. 글쓰기 실력 향상에 중요한 것은 학생들끼리 글을 읽고 평가해주는 “동료 평가(peer edit)”라는, 나도 크게 동의하는 그 말을 종강하는 날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 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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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접시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접시

    식품 매장만 둘러볼 요량으로 오랜만에 동네 백화점에 갔다. 중국식당에서 어머니 칠순잔치를 하고 이차 모임은 집에서 하기로 했으니 마른안주라도 준비해 놓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다른 층은 가지 말아야지, 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주방용품을 파는 매장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체코에서 생산된…

    •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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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티셔츠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티셔츠

    동생 생일 저녁을 집에서 먹기로 해서 주말에 모였다. 기온이 높아져서인지 가족들 모두 반팔 티셔츠를 입은 게 눈에 띄었다. 아버지는 몇 년 전 내가 하버드대에 갔을 때 산 회색 티셔츠를, 막내 제부는 휴가지에서 사온 흰색 티셔츠를, 조카들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에 ‘unplugged(…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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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엽서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엽서

    새 텔레비전이 배달돼 오기 전에 어머니와 오랜만에 작은방 청소를 했다. 지금은 어머니가 쓰고 있지만 예전에는 둘째 동생 방이었다. 그 동생이 직장 다닐 때 공부하던 책들과 이런저런 서류뭉치를 내놓으려는데 빈 엽서 한 장이 가볍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용하지 않은 관제엽서였다. 현재 순…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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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달걀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달걀

    소설 수업을 수료한 제자에게 선물을 받았다. 얼마 전부터 아버지가 닭들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내가 달걀을 좋아하는 게 생각나서 얻어왔다고 말했다. 닭들을 마당에 방사해 놓고 키워 얻은 알들이니 얼마나 신선할까. 박스에는 열여덟 개의 갈색 달걀이 들어 있었다. 이런 좋은 선물을 덥석 받…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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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색종이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색종이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 주말에 조카들이 집에 왔다. 여느 해처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모인 나에게 색종이로 만든 핑크색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기 위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조카들이 종이로 접은 카네이션을 언제까지 줄지 궁금하다. 용돈으로 생화 한두 송이를 사는 게 간단하다고 여길…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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