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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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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죄비를 세우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0〉

    사죄비를 세우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0〉

    지난주 월요일(10월 30일), 나주 역사공원에서는 일본인들이 기금을 모아 만들어진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 제막식이 있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일본인 대표가 사죄문을 읽었다. 그는 이노우에 가쓰오 홋카이도대 명예교수였다. 동학농민군에 대한 그의 관심은 1995년 홋카이도…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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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소도 아는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9〉

    염소도 아는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9〉

    팔레스타인 작가 아디니아 시블리의 ‘사소한 일’에는 거창한 것보다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온다. 그는 사소한 것에만 관심이 있다. 어느 날, 그는 반세기도 더 전인 1949년 8월 13일에 있었던 일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게 된다. 네게브 사막에 주둔하던 이스라엘…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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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가 된 이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8〉

    변호사가 된 이유[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8〉

    편견과 불의로 가득한 세상처럼 보여도 어딘가에는 믿음이 있고 선의가 있다. 지금 상영 중인 하줄리-이성민 감독의 ‘프리 철수 리’(이철수를 석방하라)는 그러한 믿음과 선의를 보여주는 기록영화다.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 갱단 간부가 총에 맞아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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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는 쪽이 더 배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7〉

    지는 쪽이 더 배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7〉

    좀처럼 곁을 내어 주지 않던 순무가 그를 향해 눈을 서서히 깜박인다. “간접적이지만 확실한 호의의 표시”다. 그가 입원실 유리의 숨구멍으로 검지를 밀어 넣자, 순무가 다가오더니 냄새를 맡고 코를 댄다. 순무는 그가 구출한 길고양이다. 그냥 두면 곧 죽게 되었을 것이다. 그는 몸짓과 눈…

    •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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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 행운이 없었다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6〉

    우리에게 행운이 없었다면[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6〉

    1960년대 미국 대중가수였던 필 옥스가 부른 ‘행운이 없었다면’이라는 노래가 있다. 존 바에즈가 불러서 더욱 유명해진 노래는 3절까지는 죄수, 부랑자, 술주정뱅이를 차례로 열거하며 “행운이 없었다면 당신이나 나도 그럴 것입니다”라는 후렴구로 끝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우리와는 상…

    •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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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은 약물이 아니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5〉

    “예술은 약물이 아니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5〉

    “축복이나 은총은 강제로 요구한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가 음악의 치유 효과를 설명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였다. 그는 정상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했…

    •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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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키’와 ‘니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4〉

    ‘다키’와 ‘니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4〉

    ‘켄터키 옛집’은 미국 작곡가 스티븐 포스터가 19세기 중반에 작곡한,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음악가 박태원이 번안하여 소개한 후 같은 작곡가의 ‘오, 수재너’ ‘스와니강’ ‘금발의 제니’와 함께 대중적인 곡이 되었다. 그런데 ‘켄터키 옛집’은 지금 시점…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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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 옆구리[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3〉

    스승의 옆구리[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3〉

    서양 화가들은 언제부턴가 성스러운 대상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는 금기를 조금씩 깨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작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의 ‘의심하는 성 토마스’(사진)도 그러한 사실을 환기하는 특별한 그림 중 하나다. 그의 그림은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토…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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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그러움이 힘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2〉

    너그러움이 힘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2〉

    태종 12년, 즉 1412년 5월이었다. 의정부에서는 한 편의 시 때문에 난리가 났다. 그것은 새로 시작한 조선 왕조에 대한 부러움 섞인 찬사에서 시작하여 고려 왕조에 대한 안타까운 애도로 끝나는 시였다. “천년의 새 도읍이 한강 저편에 있어/충성스러운 신하들이 밝은 임금을 보좌하누나…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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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상화의 한계[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1〉

    초상화의 한계[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1〉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잘랄루딘 루미는 생전에 성인으로 추앙받은 이슬람 신학자이자 수피 신비주의자였다. 그는 지금으로 치자면 튀르키예의 코냐에 정착해 살았는데 제자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구르주 카툰도 그의 제자였다. 어느 날 그녀는 장군인 남편의 근무지가 바뀌어 코냐를 떠나 아나톨리아…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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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도 정이 드는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0〉

    자동차도 정이 드는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0〉

    어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다 자동차 얘기를 불쑥 꺼낸다. 그에게는 아주 낡은 차가 있다고 한다. 엔진은 괜찮지만 차대가 너무 낡아 자동차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더 이상 운행할 수가 없게 된 차다. 상식적으로는 폐차장으로 보내는 게 최선일 듯하다. 그러나 그 차가 오랫동안 자신을 위해 …

    •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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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엄마가 부끄럽지 않아요”[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9〉

    “나는 엄마가 부끄럽지 않아요”[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9〉

    딸이 “양공주”라는 말을 입에 올리자 어머니는 “그건 나쁜 말”이라고 한다. 딸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 식으로 쓰여 온 건 알지만, 내가 글쓰기를 통해 그 의미를 바꾸려고 해요.” 고통스러운 대화다. 어머니는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에 “양공주”였고 딸은 그러한 삶에서 태어난 …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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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모의 축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8〉

    계모의 축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8〉

    계모는 일반적으로 사악하고 불길한 존재로 묘사된다. ‘계모’라는 우리말도 어쩐지 꺼림직하게 느껴진다. 영어에서 계모의 축복(stepmother’s blessing)이라는 말은 손톱 주변의 살이 일어난 부분으로, 잘못 건드렸다가는 생손앓이를 하게 되는 손거스러미를 가리킨다. 계모에 대한…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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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의 여성 철학자[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7〉

    최초의 여성 철학자[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7〉

    철학은 전통적으로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그리스에 소크라테스는 있었어도 그에 상응하는 여성 철학자는 없었다. 조선에 퇴계는 있었어도 그에 상응하는 여성 철학자는 없었다. 그러고 보면 임윤지당이라는 18세기 조선 여성은 무척 예외적인 존재다. 그는 남성이 중심인 시대에 ‘내가 비록 부녀자…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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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의 발레”[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6〉

    “대중의 발레”[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06〉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축구에 열광한 사람이었다. 그는 축구를 예술에 비유해 “대중의 발레”라고 했다. 그리고 그 발레를 평생 사랑했다. 축구 발레곡을 쓰기도 했고 신문에 글을 쓰기도 했다. 심판 자격도 있었고 선수들을 집에 초대해 식사하고 노래를…

    •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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