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 남쪽 마오쩌둥(毛澤東)주석기념당에는 마오의 미라가 수정관 속에 들어 있다. 평일 아침인데도 톈안먼 광장에 마오를 참배하려는 배례객(拜禮客)이 긴 줄을 짓고 있었다. 베이징에 처음 와본다는 항저우(杭州)의 의과대학생은 ‘한 시간 넘게 기다려 마오의 미…
안철수 씨는 KAIST 기술경영대학원에서 석좌교수로 3년 동안 강의를 하다 금년 6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옮겼다. 안철수 김미경 부부 교수를 KAIST에 영입했던 이광형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석좌교수는 안 교수가 KAIST를 떠나며 “사회가 정직해져야 한다”는 말을…
언론인 H는 아침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주민투표를 했다. 여야가 투표 참여와 거부로 갈려 투표소에 가는 것 자체가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공개 투표’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빠듯한 국가 예산을 부잣집 아이들 공짜 밥 먹이는데 써서는 안 된다는 명분을 곱씹으며 투표소로 향했다. 산…
각종 여론조사에서 친노(親盧) 성향 표는 대략 15% 정도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할 정치인을 차기 대선의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문재인 유시민 씨를 저울질하며 옮겨 다니고 있다.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
김진숙 씨가 35m 높이의 고공에 떠있는 크레인의 한 평 공간에서 7개월 가까이 농성 중이다. 불볕으로 달궈진 쇠방에서 장기간 버티는 독한 투쟁을 지켜보며 그가 살아온 이력이 궁금했다. 희망버스 시작 후 어떤 출판사가 급하게 펴낸 ‘소금꽃 나무’에 따르면 그는 우리 사회의 밑바닥 일자…
한나라당이 요즘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차기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싱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전 대표가 방해만 없다면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는 게 확실하다”는 홍준표 대표의 말은 중립적이어야 할 경선관리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긴 하지만 박근혜 대세론이 굳히기 단계에 들어갔…
공짜라고 해서 반드시 악성 포퓰리즘은 아니다. 전철 공짜 표를 받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전철역을 오가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건강이 좋아져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보탬이 될 것이다. 노인들을 지하철로 유도해 지상의 교통체증과 유류 소비를 줄여준다. 온양온천에 가서 목욕을 하고 춘천에 …
1960, 70년대에는 사각 학사모를 쓴 아들 사진을 집안에 걸어놓는 풍습이 있었다. 부모의 재력과 교육열 그리고 아들 농사의 성공을 과시하는 사진이었다. 지금처럼 대학생이 흔하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다. 1970년 전문대 이상 취학률은 5.4%, 1975년에는 6.7%였다. 이 시절 …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유성룡은 벼슬을 마치고 향리로 내려와 초가삼간에서 살다가 별세했다. 지금의 충효당(忠孝堂)은 서애가 세상을 뜬 뒤 손자와 제자들이 그의 학덕을 기려 지은 집이다. 충효당 내당(內堂) 고방(광) 문에 ‘충어내(充於內) 적어외(積於外)’라는 주련(柱聯)이 붙어…
우리 세대는 초등학교에 진학할 무렵부터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박정희 대통령 외에 다른 대통령을 모르고 살았다. 어른들이 “군인들이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정권을 잡았어”라고 하는 말을 들은 것이 5·16에 관한 첫 기억이다. 5·16이 국민적 저항을 받지 않고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
백악관 관리들은 오사마 빈라덴이 총을 들고 저항했는지에 관해 결정적으로 말을 바꾸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對)테러담당 보좌관은 “빈라덴이 여성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며 특수부대원과 교전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빈라덴은 무장을 하고 있지 않았다”고 번복…
모든 문명은 평등하다는 말이 있지만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세계를 주도한 것은 분명히 서구 문명이었다. 1500년에 유럽 국가들은 전 세계 영토의 10% 정도를 보유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해인 1913년 11개 유럽 제국은 전 세계 영토의 60%를 지배…
지방도시에는 특별시민과 보통시민의 구분이 있다. 서울 강남에 집을 한 채 사두고 자녀를 서울에 유학시키는 주민은 특별시민이다. 지방도시에 모든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주민은 보통시민이다. 지방의 특별시민은 금요일 저녁 서울에 올라와 처자와 함께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이른 아침 고속버스나…
사회적 기업 수다공방을 경영하는 전순옥 대표는 신정아 씨의 자전적 에세이 ‘4001’이 나오기 전까지는 신 씨에게 일말의 동정심을 품었던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신 씨가 우리 사회의 관음증(觀淫症)과 상업주의 저널리즘에 희생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4…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는 주요 장면마다 만월(滿月)이 떠올라 지상을 밝혀준다. 임 감독은 한지(韓紙)의 이미지를 달빛으로 형상화했다. 시청 7급 공무원 박중훈과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강수연이 교교한 달빛이 비치는 강둑을 드라이브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