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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리포트]시장점유율 88% ‘오뚜기 카레’ 독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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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리포트]시장점유율 88% ‘오뚜기 카레’ 독주 스토리

동아일보입력 2009-10-17 02:30수정 2009-10-1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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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편해서 좋고…맛 색달라서 좋고
인도서 온 카레, 주부의 애인이 되다

‘일요일은 오뚜기 카레∼.’

누구나 귀에 익은 CM송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에 각종 야채와 함께 뿌려진 황금빛 카레 소스…. 그리고 이를 맛있게 먹는 평범한 한 가족을 배경으로 흐르던 CM송은 ㈜오뚜기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인도의 대표적 음식인 카레는 1940년대부터 이미 국내에 소개됐지만 지금처럼 친근한 음식은 아니었다. 카레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데에는 오뚜기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뚜기의 첫 제품이자 효자 상품인 ‘오뚜기 카레’가 1960년대까지 수입산이 장악하고 있던 높은 카레시장의 장벽을 깨면서 국민 모두가 손쉽게 즐기는 ‘별식’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 국산 카레의 대중화

오뚜기 카레는 1969년 ‘오뚜기 즉석카레’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당시 오뚜기는 창립제품 아이디어를 고민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기호식품이 ‘카레’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식이 쌀인 데다 매운맛을 즐기는 한국인의 기호에 어울리는 제품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시 국내 시장에는 일본의 ‘S&B’ 등 수입산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어 카레 시장의 장벽이 높았다. 소비자들의 국산 제품에 대한 인지도마저 낮아 불리한 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게다가 출시 직후인 1970년 초에는 정부 기관이 카레 속 불연성의 광물질인 ‘회분(ash)’이 제한 수치(7%)를 초과한 14.6%로 과다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다. 오뚜기 측은 염분 등 안전한 ‘회분’이 많다는 사실을 신문광고 등을 통해 적극 주장했다. 이 사건은 오뚜기가 품질을 높이면서 더욱 공격적 마케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먼저 초기 시장 정착을 위해 평일 어린이 방송 시간대와 가족들이 함께하는 일요일에 집중적으로 TV광고를 내보내는 등의 홍보 공세를 폈다. 회사의 영업용 차량 옆면에 오뚜기 심벌마크를 부착하고 운행케 해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 오뚜기의 다른 제품 포장 박스에 주력 상품인 ‘오뚜기 카레’ 문구를 써넣어 카레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전략과 소비자를 위한 ‘루트 세일(Route Sale)’로 제품에 대한 친근감을 높였다. 이 같은 대대적인 판촉 전략은 효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금세 수입제품의 판매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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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오뚜기 카레는 국내 분말 카레 시장 점유율(2009년 8월 현재) 88.7%, 레토르트 카레 점유율 78.8%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구만 오뚜기 홍보실장은 “루트 세일이란 도매상 위주의 유통 거래 관행에서 벗어나 영업사원이 직접 소매점까지 방문해 제품을 소개하고 진열을 도와주는 등의 판매 방식”이라며 “이를 통하여 생소한 제품인 카레를 소개하고 점주와의 유대를 강화해 당시로는 생소했던 카레를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 카레의 진화

오뚜기는 초기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분말 형태로만 나왔던 오뚜기 카레의 맛과 모양을 진화시켜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져 나갔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기호 변화 등에 맞춰 1981년 ‘3분 요리’란 브랜드로 레토르트 카레를 선보여 변화를 주도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 강황 - 계피 등 20여 향신료 배합… 매운맛, 인도 > 한국 > 일본順 ▼

카레의 맛과 향기는 어떻게 결정될까. 향신료들의 배합이 열쇠다. 카레에는 주요 재료인 강황 이외 계피, 후추, 월계수잎 등 20종이 넘는 향신료가 들어 있다. 강황은 동인도의 ‘커쿠마 롱가 L(Curcuma longa L)’이라는 식물의 뿌리로, 색깔이 노랗고 맛은 조금 알알하다. 톡 쏘는 듯한 독특한 향기가 특징이다. 강황 함량이 많으면 향이 강해진다.

인도 본토에서 먹는 카레는 강황 함량이 많은 데다 매운맛이 나는 ‘가람맛살라’라는 향신료를 더 첨가하기 때문에 매운 편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다소 완화된 향을 좋아해 향신료 함량을 줄인다. 정순현 오뚜기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 소개된 초기의 카레는 맛이 매운 정도, 향의 강함 정도를 상중하로 나눴을 때 ‘중’ 정도”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단맛을 강조하기 때문에 카레에 캐러멜 소스를 넣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색깔도 검은 편이다. 반면 한국 카레는 일본 카레보다 단맛이 덜 하고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향신료와 기타 첨가물을 이용해 다양한 맛의 카레를 개발하는 것은 카레 회사들의 최대 관심사다. 카레에 사과즙이나 벌꿀을 넣으면 좀 더 부드럽고 향기로운 카레가 된다. 요즘 출시되는 카레 중에는 동결건조법으로 야채나 쇠고기를 넣어 기존 카레와는 또 다른 맛과 영양을 더한 제품이 많다.

건강을 위해 영양성분은 강화하고 인공첨가물은 뺀 제품도 출시됐다. 정순현 연구원은 “강황 함유량을 높이고 아미노산, 칼슘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제품, 합성보존료 합성착색료 등 인공첨가물은 넣지 않는 제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레, 암-치매 예방”… 건강식품으로도 인기

오뚜기는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간편함과 영양을 동시에 추구하는 까다로운 주부들을 적극 공략했다. ‘3분 요리’는 판매 첫해에만 400만 개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맛도 순한맛, 매운맛, 약간 매운맛 등으로 세분해 다양한 소비층을 겨냥했다. 카레는 또 치매 예방, 암세포 억제 효능이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 등이 발표되면서 수요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오뚜기 측은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늘면서 번거롭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도 카레의 꾸준한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건강’에 초점을 맞춰 기능성 재료인 강황, 로즈메리, 월계수 잎 등 건강 원료를 조화시킨 프리미엄급 ‘백세카레’를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경쟁사들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호감도와 인지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오뚜기는 2007년부터 카레와 관련한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통해 카레케첩떡볶이, 카레볶음밥, 카레스파게티 등 카레를 활용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 방법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또 카레를 활용한 응용 식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백세카레면’, ‘카레밥’ ‘카레국만두’ 등이 그 예다.

오뚜기 측은 “최근 카레의 주재료인 강황 및 커큐민의 건강기능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카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카레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계속해 카레 종가(宗家)의 명성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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