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각 세우고 그녀가 돌아 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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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매거진Q]

루이비통의 2018 가을·겨울 컬렉션. 하우스의 유서 깊은 트렁크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루이비통 제공
루이비통의 2018 가을·겨울 컬렉션. 하우스의 유서 깊은 트렁크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루이비통 제공
언제 마지막으로 입었는지 모를 옷들이 옷장 안에 가득한데도, 어느 한 벌 버릴 수 없는 것은 지나간 유행이 또다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올해 가을과 겨울, 낡은 패션 아이템을 버리지 않고 고이 보관해 온 이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온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내놓은 복고풍의 2018년 가을·겨울(FW) 시즌 컬렉션을 보고 있자면, 내 옷장 한 구석에도 저런 옷과 가방들이 있을 것만 같다.

과장된 어깨선과 넉넉한 품의 오버사이즈 실루엣은 1970, 8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각진 어깨와 다소 딱딱한 실루엣의 코트를 걸친 모델들은 끝을 모르고 번창하던 버블경제 시대의 당당한 커리어우먼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엄마나 할머니가 물려줬을 법한 클래식한 백과 액세서리도 다시 돌아왔다. 1970년대 전 세계 젊은이들을 매혹했던 히피, 보헤미안, 에스닉풍의 빈티지한 의상도 눈에 띈다.

때로는 어린 시절 공상과학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메탈릭 소재를 시도해 보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1980, 90년대를 관통했던 ‘레트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반짝이’ 의상 아닌가. 도시의 불빛처럼 화려한 네온 컬러의 의상도 묘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킨다.

유행은 돌고 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레트로를 합친 신조어)’를 즐기는 럭셔리 하우스들의 시간 여행에 동참해 보자.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스타일매거진q#패션#뉴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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