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명품 브랜드의 ‘예술적인’ 도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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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과 제프 쿤스가 협업한 마스터즈 컬렉션의 네오노에 백.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1916년 작품 ‘수련(Water Lilies)’을 담았다. 루이비통 제공
루이비통과 제프 쿤스가 협업한 마스터즈 컬렉션의 네오노에 백.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1916년 작품 ‘수련(Water Lilies)’을 담았다. 루이비통 제공
과거 왕족과 귀족, 성직자와 부유한 가문들은 예술을 소유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들은 명화를 자신의 손에 넣기 위해 화가에게 주문을 넣었고, 몇 달 혹은 몇 년을 기다리면서까지 아름다움을 갖고자 했다. 메디치가 등 명문 가문들은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며 당대 최고의 작품을 독점하고자 했다. 그들은 거실에 모아 둔 예술품을 방문객에게 내 보이며 자신의 부와 예술적 감수성을 과시하곤 했을 것이다.

매스미디어와 상업 디자인 등의 발달로 예술이 대중화되고 접근이 쉬워진 오늘날에도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자신을 내보이고자 하는 이 갈망은 맥을 잇고 있다. 다만 값비싼 염료를 사용해 그린 그림이 아니라,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는 점이 다르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백을 갖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세상에 몇 개밖에 없는 시계를 사기 위해 인터뷰하는 수고도 기꺼이 감수한다.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럭셔리 브랜드의 장인들은 자신의 손으로 만든 물품의 일련번호를 외운다. 고객의 수리 요청이 올 때를 대비해 물건을 처음 만들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질감의 가죽을 영원히 보관하기도 한다.

명품은 상품일 뿐 예술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명품은 누구나 동경하고 한 번쯤은 소유해보고 싶은 아름다움과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새 시대의 예술이라 불릴 만하다.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그들의 제품에 예술을 접목해 “우리가 21세기의 예술”이라고 당당히 공표하고 나섰다. 평범한 상품이기를 거부하는 옷과 백, 슈즈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예술적 도발’을 감상해 보자.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명품#루이비통#프라다#구찌#예술적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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