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명화를 자신의 손에 넣기 위해 화가에게 주문을 넣었고, 몇 달 혹은 몇 년을 기다리면서까지 아름다움을 갖고자 했다. 메디치가 등 명문 가문들은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며 당대 최고의 작품을 독점하고자 했다. 그들은 거실에 모아 둔 예술품을 방문객에게 내 보이며 자신의 부와 예술적 감수성을 과시하곤 했을 것이다.
매스미디어와 상업 디자인 등의 발달로 예술이 대중화되고 접근이 쉬워진 오늘날에도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자신을 내보이고자 하는 이 갈망은 맥을 잇고 있다. 다만 값비싼 염료를 사용해 그린 그림이 아니라,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는 점이 다르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백을 갖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세상에 몇 개밖에 없는 시계를 사기 위해 인터뷰하는 수고도 기꺼이 감수한다.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럭셔리 브랜드의 장인들은 자신의 손으로 만든 물품의 일련번호를 외운다. 고객의 수리 요청이 올 때를 대비해 물건을 처음 만들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질감의 가죽을 영원히 보관하기도 한다.
명품은 상품일 뿐 예술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명품은 누구나 동경하고 한 번쯤은 소유해보고 싶은 아름다움과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새 시대의 예술이라 불릴 만하다.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그들의 제품에 예술을 접목해 “우리가 21세기의 예술”이라고 당당히 공표하고 나섰다. 평범한 상품이기를 거부하는 옷과 백, 슈즈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예술적 도발’을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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