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젊어지더니 인기가 늘었네… ‘제28회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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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SIHH에선 미적 감각을 살린 다양한 제품들이 공개됐다. 사진은 까르띠에 레벨라씨 옹 뒨 팬더.
올해 SIHH에선 미적 감각을 살린 다양한 제품들이 공개됐다. 사진은 까르띠에 레벨라씨 옹 뒨 팬더.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Palexpo)에서 15일(현지 시간) 열린 제28회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가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19일 막을 내렸다. SIHH는 로저드뷔, 까르띠에 등 리치몬트그룹 소속 브랜드가 주축이 돼 매년 1월 개막한다. 올해로 28회를 맞이한 SIHH는 짧은 역사에도 스위스 ‘바젤월드’와 함께 그해 시계 트렌드와 산업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시계 박람회로 발돋움했다.

올해 SIHH에는 오데마 피게, 까르띠에, IWC, 피아제 등을 포함해 역대 가장 많은 35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특히 대형 시계그룹 소속이 아닌 아르민 스트롬, 크리스토프 클라레, 드빗 등 17개 독립 브랜드가 참가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S.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S.

올해 첫 SIHH 데뷔전을 치른 에르메스도 주목을 받았다. 첫 참가였지만 다양한 제품들을 통해 에르메스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다른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400만∼500만 원대 케이프 코드 제품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이나 예거 르쿨트르 등도 젊은층을 공략한 1000만 원대 시계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타이어 브랜드인 피렐리에 이어 지난해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손을 잡은 로저드뷔는 올해 SIHH를 통해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S 핑크 골드’와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피렐리 오토매틱 스켈레톤 화이트’ 등 4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로저드뷔는 최근 시계업계의 전통적인 틀을 깨고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모터스포츠의 특성을 반영한 파격적인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S 핑크 골드 모델은 람보르기니 슈퍼카 아벤타도르 엔진룸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28개만 선보인다.
까르띠에 리브르.
까르띠에 리브르.

까르띠에는 주얼리 브랜드답게 미적 감각을 한껏 살린 제품들을 내놓았다. 특히 5년여간 공들인 끝에 선보인 ‘레벨라씨옹 뒨 팬더’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모래시계에서 영감을 얻은 이 시계는 900개의 작은 핑크골드 비즈가 팬더 얼굴 모양을 그리며 다이얼(시계판) 위를 돌아다니는 창의적 디자인을 적용했다.

까르띠에의 특수 기술을 활용한 미스터리 클락 제품 19개를 선보인 특별 전시회도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미스터리 클락은 시곗바늘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돌아가는 시계다. 겉모습만 보고는 시계의 작동원리를 알기 어려워 미스터리 클락이란 이름을 얻었다. 까르띠에가 이번처럼 다양한 미스터리클락을 한 번에 공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1868년 회사 창립 이후 올해로 150주년을 맞은 IWC 샤프하우젠은 SIHH에서 대규모 축하행사를 열고 IWC 폴베버 150주년 헌정 에디션 등을 공개했다.

SIHH 참가 브랜드는 아니지만 태그호이어도 SIHH 행사장 부근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다. 고급 시계 브랜드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스마트워치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태그호이어는 이 자리에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스마트워치를 내놓았다. 태그호이어의 기존 스마트워치 모델인 커넥티드 모듈러 45에 589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최고급 스마트워치로 재탄생시켰다. 가격은 2억 원을 호가한다.
에르메스 케이프코드.
에르메스 케이프코드.


올해 SIHH는 신제품 만큼이나 이색적인 부스와 다양한 이벤트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변화를 향한 SIHH의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 주 고객층이 될 20, 30대 젊은층을 적극 공략해 고급 시계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각 브랜드 최고경영자(CEO) 인터뷰와 시계를 주제로 한 토크쇼 등이 곳곳에서 열렸고 부스에서 성악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현장 상황은 온라인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SIHH는 전반적으로 젊고 새로워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들을 내놓는 등 소비자 타깃을 젊은층으로 확대하려는 시도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다양한 제품과 볼거리만큼 흥행에도 성공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SIHH의 총 관람객 수는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한 약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에서 15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릴 만큼 취재경쟁도 치열했다.

SIHH에서 이번에 선보인 제품들은 모델별로 상반기(1∼6월) 중에 차례로 국내에도 출시될 계획이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제네바 팔렉스포#까르띠에#iwc#피아제#로저드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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