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데미안 허스트, 구사마 야요이… 이제는 유명 작품 보러 호텔로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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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럭셔리 호텔 인테리어

데미안 허스트, 구사마 야요이, 알렉산드로 멘디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보고 싶다면?

이제는 미술관이 아니라 호텔에 가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 4월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 얘기다. 건물 안팎에 국내외 작가의 작품 2700여 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값을 함부로 매기기 힘든 작품들을 로비나 복도를 스쳐 지나가며 인테리어의 일부로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데미안 허스트의 ‘골든 레전드’.
데미안 허스트의 ‘골든 레전드’.


차를 타고 호텔로 들어갈 때 보이는 분수대와 그 안쪽의 황금 왕관은 그냥 스쳐 지나가기 십상이지만 실은 최정화 작가의 작품 ‘골든 크라운’이다.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반쪽은 황금색으로, 반쪽은 그 속살을 다 드러낸 한 마리 말, 영국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골든 레전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 안쪽으로 들어와 카지노 입구에 다다르면 한국과 독일에서 활동하는 설치미술 작가 ‘뮌’의 ‘유어 크리스털’과, 그 아래에 배치된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유어 크리스털’은 크리스털 6200개로 제작한 거대한 샹들리에로 20분 간격으로 움직이며 다이아몬드 형상을 만들어 낸다.

최정화 작가의 ‘골든 크라운’.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최정화 작가의 ‘골든 크라운’.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호텔에서 컨벤션센터로 이동하는 길목에는 하우메 플렌자의 거대 조각 시리즈, 로버트 인디애나의 유명 조형물인 ‘LOVE’를 만날 수 있다. 컨벤션센터 메인 로비로 가면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파라다이스시티를 위해 제작한 ‘파라다이스 프루스트’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멘디니의 프루스트 의자 중 세계에서 가장 크다.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물론 ‘호텔의 미술관화’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작품은 사람들과 만나며 호흡하고, 호텔은 작품으로 공간의 격을 높이며 상부상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문을 연 포시즌스 호텔 서울 내부에는 작품 약 160점이 배치돼 있다. 특히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대표적으로 로비 입구에는 윤선도의 시조 ‘오우가’에 나오는 물, 돌, 소나무 등을 쇳가루로 새긴 대형 산수화가 전시됐다. 정문 앞에 놓인 최병훈 작가의 ‘일필휘지’는 3t이 넘는 현무암 덩어리를 다듬은 조각이지만 마치 붓으로 시원하게 그은 한 획을 보는 듯하다. 단추 25만 개로 경복궁을 그려낸 황란 작가의 ‘하얀 바람’도 눈길을 끈다. 로비 한가운데는 프랑스 출신 현대미술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Le Mobile N°25’를 설치해 높은 천고를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켄싱턴 제주 호텔은 아예 갤러리를 별도로 설치하고 갤러리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호텔 3층에 위치한 제1갤러리는 신진 작가와 제주 출신 작가들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장소를 무료로 대여하며, 실제 전시회 중 작품 판매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갤러리 투어의 경우 화∼토요일 하루 4번 무료로 진행된다. 전문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을 들으며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6월 1일까지 이승수 작가의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노고록히 돌라부텅’(제주도 방언으로 ’마음 편히 의지하며 살다‘는 뜻) 전시회가 진행되고, 6월 2일부터 7월 1일까지는 이미선 작가의 ‘치유의 정원’ 전시회가 열린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인테리어#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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