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타백에 세르펭 목걸이 ‘가을 女心’, 클러치 가방으로 힘 준 ‘도심男性’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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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매거진]추석 앞두고 짚어본 ‘럭셔리’ 이야기
남자가 여자에게… 짙은 색 핸드백에서 ‘투 톤’ 슈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을 들여 만든 럭셔리 브랜드 제품에는 가격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왼쪽은 여성 선물로 인기가 높은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세르펭 보헴 컬렉션’의 목걸이 ‘세르펭 보헴 옐로골드 롱 네크리스’, 오른쪽은 마치 망원경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치 ‘칼레이도 컬렉션’의 비즈니스 케이스다. 각 업체 제공
오랜 시간 동안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을 들여 만든 럭셔리 브랜드 제품에는 가격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왼쪽은 여성 선물로 인기가 높은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세르펭 보헴 컬렉션’의 목걸이 ‘세르펭 보헴 옐로골드 롱 네크리스’, 오른쪽은 마치 망원경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
을 주는 구치 ‘칼레이도 컬렉션’의 비즈니스 케이스다. 각 업체 제공


올해 가을 겨울 패션 유행 방향은 붉은색과 같이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색깔이라 할 수 있다. 그중 패선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붉은 빛이 감도는 갈색 혹은 와인색이다. 이 계열에는 세계적인 색채전문기업 ‘팬톤’이 올해 초 ‘올해의 색’으로 선정한 팥죽 느낌이 나는 ‘마르살라’를 비롯해 마르살라보다 붉은 빛이 더 강조된 ‘버건디’ 등이 있다. 붉은색과 갈색의 농도 차이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깊고 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올해 가을 겨울을 겨냥해 마르살라, 버건디 색을 입힌 가방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윽한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감한 느낌을 표현하기도 해 전체적인 패션에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루이뷔통의 ‘볼타백’을 들 수 있다. 볼타백은 루이뷔통이 그동안 고집해 온 전통 무늬나 로고에서 탈피했다는 것만으로 여성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제품으로 올해는 자줏빛이 감도는 제품이 등장해 여심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일 회사에 출근할 때 원피스에도, 주말 캐주얼 스타일의 옷에도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것이 장점이어서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루이뷔통 ‘볼타백’(왼쪽), 구치 ‘패들락 컬렉션’(오른쪽).
루이뷔통 ‘볼타백’(왼쪽), 구치 ‘패들락 컬렉션’(오른쪽).


좀 더 과감한 가방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구치의 새로운 핸드백 라인인 ‘패들락 컬렉션’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과 겨울 특성상 전반적으로 검은색이나 회색 등 무채색 계통의 코트나 재킷 등을 입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빨강, 보라 등 채도가 높은 색과 금이나 은 소재의 체인 등을 입힌 패들락 컬렉션 핸드백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원하는 선물 리스트에는 가방만큼이나 스카프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카프는 보온의 기능보다도 전체적인 스타일에서 포인트를 주는 역할을 하는 소품이다. 이 때문에 그 어떤 액세서리보다도 다양한 그림이나 과감한 무늬가 들어간 제품들이 많다. 그중 에르메스 스카프는 1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매 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오늘날 900가지가 넘는 디자인의 스카프를 선보여 왔다. 에르메스의 실크 스카프의 특징은 클래식한 느낌을 기본으로 새로운 색상이나 과감한 그래픽을 넣어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르메스 실크스카프.
에르메스 실크스카프.
샤넬 ‘투 톤 슈즈’.
샤넬 ‘투 톤 슈즈’.


여성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구두로는 샤넬의 ‘투 톤 슈즈’를 꼽을 수 있다. 투 톤 슈즈는 ‘왜 구두는 한 가지 색으로 만들어야 하나’는 의문에서 시작된 샤넬의 대표 제품 중 하나다. 단순히 두 가지 색을 섞은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발가락 부분은 검은색을 써서 발을 작아 보이게 하고 나머지 부분은 베이지색을 써서 길어 보이게 하는 등 시각적인 효과도 고려한 제품이다.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제품인 ‘세르펭 보헴 컬렉션’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세르펭(Serpent)은 프랑스어로 뱀을 뜻하는데 부쉐론은 매년 뱀을 주제로 한 보석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내놓고 있다. 올해는 체인을 더 굵게 하고 물방울 모양을 더 크게하는 등 전반적으로 큼직한 스타일을 강조한 목걸이 ‘세르펭 보헴 옐로골드 롱 네크리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여자가 남자에게… 정장과 캐주얼에게 모두 환영 받는 ‘백팩’…

과거만 해도 남자에게 있어 가방은 소지품을 넣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건 수납이 잘 되는 것은 기본이고 멋스러움까지 갖춘 제품들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도 실용적이고 정장, 캐주얼 등 다양한 스타일에 어울리는 이른바 ‘멀티형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 가을 겨울에는 검정 등 너무 무거운 색상이 아닌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갈색 혹은 밝은색 계통의 가방이 인기를 얻고 있다.

루이뷔통의 남성용 클러치 가방 ‘포쉐트보야주’.
루이뷔통의 남성용 클러치 가방 ‘포쉐트보야주’.


특히 올해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점적으로 내놓은 가방은 ‘백팩’이다. 한동안 토트백(드는 형식의 가방)이 유행을 끌다가 이제는 다시 뒤로 매는 방식의 백팩을 잇달아 내놓는 것이다. 전예원 롯데백화점 해외 패션 담당(MD)은 “백팩은 정장에서부터 캐주얼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라며 “특히 캐주얼 스타일을 권장하는 직장들이 늘면서 서류 가방 대신 백팩을 매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펜디는 이런 경향에 맞춘 백팩인 ‘벅스(BUGS)’ 컬렉션을 내놨다. 나일론 소재의 가벼운 느낌을 강조한 제품부터 펜디의 소가죽과 퍼(Fur)가 달린 특이한 느낌의 백팩 등 감각적이고 유머러스한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마치 망원경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치의 신상품 ‘칼레이도 컬렉션’도 선물용 백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검은색 별 모양이 확장돼서 뻗어나가는 모양은 차가운 도시 남성의 감성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은색 덮개 부분은 송아지 가죽 소재를 사용했다.

루이뷔통은 실용성을 강조한 남성용 백팩 ‘크리스토퍼’를 내놨다. 양쪽에 별도의 주머니가 각각 달려 있어 지갑이나 휴대전화 등 평소 자주 이용하는 소지품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에는 이 주머니에 물이나 음료수 등을 넣고 다닐 수도 있다. 전면에 달려있는 벨트가 덮개를 고정시키면서 그 자체로 멋스러움을 더해준다. 남성용 클러치 가방인 루이뷔통의 ‘포쉐트보야주’는 백팩이 거추장스럽다고 느끼는 젊은 남성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결혼남녀를 위한 선물

가을에는 결혼을 앞둔 커플이 많다. 꼭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서로 맞춰 선물을 하려는 커플도 많다. 이들을 위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시계를 꼽을 수 있다.

카르티에가 최근 내놓은 ‘클레 드 카르티에 컬렉션’은 커플을 위해 탄생한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레(CLE)’는 프랑스어로 열쇠를 뜻한다. 이에 대해 카르티에 관계자는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예물 시계로도 인기가 높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벽시계나 탁상시계 등 예전 시계처럼 단추를 돌리며 시간을 맞추는 방식이어서 디자인은 현대적이지만 조작법은 아날로그적인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카르티에 ‘클레 드 카르티에 컬렉션’(위), 불가리 ‘비제로원’ 반지(아래).
카르티에 ‘클레 드 카르티에 컬렉션’(위), 불가리 ‘비제로원’ 반지(아래).


지난주 에르메스 애플과 협업해 내놓은 ‘에르메스 애플 워치’도 남녀가 함께하기 좋은 제품이다. 이번 제품은 기존 애플 워치에 에르메스 디자인을 접목한 것으로 시계 안에 있는 숫자 배열부터 크기, 글자 폰트 등은 에르메스 시계 디자인에서 그대로 가져 왔다. 가죽 줄을 팔에 한 번만 감을 수 있게 한 싱글 투어 모델(세로 길이 38mm 제품과 42mm 제품 등 2종류)을 비롯해 끈을 길게 해 두 번 감도록 한 더블 투어(38mm 제품), 밴드나 팔찌처럼 끈을 두껍게 만든 커프(42mm 제품) 등 시곗줄의 모양에 따라 3가지 모델로 나눌 수 있다.

보석을 선물하려는 커플도 늘고 있다. 최근 가치소비가 확산됨에 따라 의례적으로 하는 품목을 줄이고 반지 하나를 제대로 하려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는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 중에는 불가리의 ‘비제로원(B.zero1)’ 반지가 있다. 나선형 모양에 불가리의 로고가 결합된 디자인으로 올해는 검은색과 흰색 세리믹 소재에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형태의 제품이 새로 등장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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