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첨단로봇과 인술의 융합, 최상의 수술법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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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
新수술법 개발 잇달아
세계가 배우는 최첨단 의료기술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각 진료 과목의 새로운 수술법을 창조적으로 연구개발하여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각 진료 과목의 새로운 수술법을 창조적으로 연구개발하여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강석호 교수의 라이브서저리(수술 생중계)가 시작되자 의료진들의 시선이 바빠졌다.

 올 10월, 국내 굴지의 비뇨기과 로봇수술 의료진들이 고려대 안암병원에 모였다. 이곳에서 강 교수는 안정적이고 신속한 손놀림으로 ‘로봇근치적방광절제술’을 시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07년 개소한 이래,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바탕으로 2000건 이상의 수술 건수를 보유하며 최상의 로봇수술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최신 수술용 로봇, 다빈치-Xi를 추가로 도입하며 첨단 수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첨단로봇장비와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의료진이다.

 김선한 대장항문외과 교수의 대장-직장 로봇수술법은 세계적인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천준 비뇨기과 교수는 슈프링어에서 발간하는 로봇비뇨기수술 교과서 일부를 집필한다.

 강석호 비뇨기과 교수는 로봇근치적방광절제술과 요로전환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국내 최다 수술 건수를 보유하고 있다. 강 교수는 방광암 수술의 모든 단계를 로봇수술로 진행한다. 따라서 출혈이 적고 합병증 발생률이 낮다. 요로전환술은 개복을 할 경우 장이 대기에 노출돼 체액 손실, 수분 손실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이 커지지만 로봇수술로 진행할 경우 이런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방광암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다. 나이가 많으면 개복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신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로봇수술을 통해 신체 부담을 덜어주고 회복 기간을 줄이는 치료가 가능하다.

 윤을식 성형외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흉터 없는 가슴재건술을 도입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유방 재건의 가장 큰 장점은 흉터가 작다는 것이다. 기존의 절개를 통한 가슴재건수술은 20∼30cm 가량의 흉터가 등 부위에 남는다. 하지만 로봇수술을 이용하면 5cm가량의 절개만으로 충분하고, 절개선도 겨드랑이 위쪽에 존재하기 때문에 흉터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수술하는 의사의 조작이 로봇팔을 거치면서 손 떨림이 보정되고 훨씬 더 미세한 조작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신경 및 근육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김훈엽 갑상선센터 교수는 ‘로봇경구갑상선수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로봇경구갑상선수술은 입안을 통해 턱 밑으로 수술용 로봇팔을 넣어 갑상샘(갑상선)을 수술하는 방법이다. 기존 내시경이나 로봇 수술처럼 흉터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없애는 획기적인 수술법이다. 입 안에 5mm 크기의 작은 구멍 2개와 20mm 크기의 구멍 1개를 만들어 수술 기구를 넣는다. 로봇팔 수술은 상처가 작을 뿐 아니라, 한 달 정도면 희미해지거나 사라진다. 또 구조적으로 입과 목이 매우 가깝기 때문에 접근이 쉽고, 수술 후 통증도 확연히 적다. 특히 수술 후 음성 변화가 거의 없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 수술 방법은 외과학 분야의 선도 저널인 외과 내시경지(Surgical Endoscopy)에 실렸으며, 미국 ‘노스카(NOSCAR)’ 학회에서 수상하며 국내외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밖에도 부인암 분야 로봇수술을 선도하고 있는 송재윤 산부인과 교수와 이상훈 교수, 로봇시뮬레이션 연구의 선두주자 강성구 비뇨기과 교수도 로봇수술센터를 이끄는 주축이다. 강석호 로봇수술센터장은 “로봇수술법의 새로운 개발과 발전은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첨단로봇장비와 세계적인 의료진, 수술법을 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과 노하우를 갖춰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센터로 발돋움했다”고 설명했다.

중증 수술 견인·전문 의료진 양성에 앞장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높은 난도를 요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중증 환자 수술에 특히 심혈을 기울인다. 그것이 대학병원의 역할이자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강 교수는 “대학병원이라면 중증 질환 수술을 잘해야 한다”며 “고려대 안암병원이 중증 수술을 선도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의사로서 매우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이 특정 진료과에 편중되지 않고 고른 성장과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는 것도 센터의 중요 성과다. 전립샘, 대장, 직장과 같이 많이 적용되는 분야뿐만 아니라 갑상샘, 유방재건, 방광, 신장, 산부인과질환 등 암 치료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켜 범위를 확장해 가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수술의 표준화와 교육을 통해 로봇수술 전문 의료진 양성에도 주력한다. 로봇시뮬레이션센터는 국내외 의료진들의 로봇수술 숙련도를 향상시키고, 환자들에게 안전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수술법 시뮬레이션 트레이닝 모듈을 개발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트레이닝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로봇수술센터는 차세대 로봇수술 명의를 길러내는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로봇수술 인증시스템’이다. 로봇수술 인증위원회의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개복과 복강경 수술 경험이 충분해야 하고, 동물시험 등 연수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추더라도 초기에는 로봇수술 전문 의료진 참관하에 로봇수술을 진행하도록 해, 환자에게 안전하고 정밀한 수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강 교수는 “로봇수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 등 리서치 분야에도 힘을 기울여 수술, 연구,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고려대 안암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국내외 환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혁신과 발전을 거듭하겠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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