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성조숙증 정확히 검사해야 아이가 제대로 성장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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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성조숙증은 소아과에서 관심이 많은 분야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 진료 인원은 2011년 4만6250명에서 2015년 7만5945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갈수록 성조숙증 환자가 늘면서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병원장이자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회장인 이기형 교수를 만나 성조숙증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정확히 어떤 증상이 있으면 성조숙증이라고 하나.


여자는 만 8세 이전, 남자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된다. 사춘기 시작을 의학적으로 2차 성징이 발현됐다고 한다. 여자는 유두가 커지면서 유방 발달이 시작되고 남자는 고환이 커진다. 성조숙증의 거의 90%가 여자다. 대부분 여자아이의 젖 몽우리가 만져지거나 옷을 입을 때, 엄마의 손이 닿을 때,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병원에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병원을 찾는 연령은 8∼9세다. 하지만 병원에 데려오더라도 8세 이전에 성조숙증이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정확하게 성조숙증인 경우도 있지만 성조숙증에 해당되지 않거나 정상과 성조숙증의 사이에 해당하는 아이도 있다. 성조숙증이 오면 사춘기가 시작돼 아이들이 또래보다 빨리 큰다. 머리에서 냄새가 나거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마에 조금씩 여드름이 난다면 이것은 사춘기 시작을 알리는 증후가 된다. 성조숙증은 신체 나이라 볼 수 있는 골연령(뼈 나이)이 실제 나이보다 빠른 것으로 보통 골 연령이 1년 이상 빠르게 된다.

―성조숙증의 정확한 원인은 무엇인가.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되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가장 가능성 높은 원인은 영양상태가 좋아 체중이 빨리 늘어 과체중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성장발달이 빨라진다고 어느 정도 유추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기전은 확실하지 않다. 성조숙증은 여자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반대로 남자에게서는 사춘기 지연이 많이 나타난다.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명확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 요즘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가 환경호르몬이다. 환경호르몬을 다른 말로 하면 내분비 교란물질이다. 이런 것들이 호르몬계에 영향을 미쳐 사춘기를 빨리 오게 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또한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성조숙증은 꼭 치료해야 하는 질환인가.

성조숙증을 꼭 치료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초경을 하면 배란이 되고 임신 가능한 상태가 된다. 여아의 사춘기 시작 평균 연령이 만 10세다. 사춘기 발달이 시작되면 2∼2.5년 만에 생리를 시작할 수 있다. 보통 생리를 시작하는 나이가 만 12세, 초등학교 6학년 또는 중학교 1학년 정도 되는데 만 10세 때 초경을 한다고 하면 초등학교 3학년 또는 4학년이다. 어차피 하는 건데,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너무 빠른 나이에 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실제로 처리 문제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성조숙증이 오게 되면 키가 작아진다. 왜냐하면 뼈의 발달이 빨라져 일찍 자라고 그친다. 즉, 유전적으로 자랄 수 있는 키보다 작아진다. 부모님의 키가 커도 성조숙증이 오게 되면 평균 키 이하가 될 수 있다. 성조숙증의 특징은 빠른 시간 내에 빨리 커버리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미리 자라는 것 같지만 성장이 빨리 멈춘다.

―성조숙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성조숙증 치료에는 먹는 약이 없다. 어머님들이 운동시키고 잘 먹이면 되지 않느냐고 물어보신다. 아마 보조적인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치료는 될 수 없다. 성조숙증은 주사로 치료한다. 성선자극호르몬유도체 또는 성선자극호르몬작용제라고 불리는 주사제다. 성조숙증에 걸리면 성선자극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 주사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호르몬분비를 억제시킨다. 한 달에 한 번 또는 3개월에 한 번 주사를 맞게 되면 뇌하수체의 성선자극호르몬을 억제시킨다. 보통 2년∼2.5년 치료가 지속되고 경우에 따라 성조숙증이 빨리 시작되는 아이는 3년 이상 치료가 지속될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끝나는 시기는 보통 여자는 만 11세(뼈 나이 12세), 남자는 만 12세(뼈 나이 13세)에 끝난다.

―성조숙증 치료 기간을 놓치면 아예 소용이 없나.

한 가지 사례를 예로 들면 한 어머니와 아이가 병원을 찾아왔는데 아이는 이미 가슴이 많이 커지고 초경 직전이었다. 어머니에게 왜 이렇게 늦게 오셨냐고 물어봤는데 아이가 아프다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파야만 성조숙증이 오고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는 것은 큰 오해다. 아픈 것은 주관적인 것이고 잠깐이다. 호르몬 주사를 투여하게 되면 바로 호르몬이 억제되기 때문에 해당 사례처럼 병원에 늦게 와도 치료 주사는 맞을 수 있고 초경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키다. 보통 뼈 나이 10세 전후에 치료를 해야 효과가 있고 만 11세가 넘어가게 되면 키에 대한 효과는 크지 않다. 초경을 시작할 즈음이나 시작했을 때 골 연령은 만 12세가 넘어가게 된다. 치료를 일찍 시작해야 키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상 징후가 있으면 바로 와야 좋은 것인가.

맞다. 아이에게 이상 징후가 있을 때 치료 여부의 판단은 부모가 아닌 의사의 몫이다. 어떤 경우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에 비해 뼈 나이가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또 어떤 경우는 가슴이 나왔지만 뼈 나이가 자기 나이와 큰 차이가 없으면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 앞서 성조숙증의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고 했지만 특정한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검사와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맞다. 또한 한 번의 방문으로 진단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반복해 지켜봐야 정상적으로 자라는 아이인지, 빨리 자라는 아이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이미 성조숙증이 많이 진행돼 첫 병원 방문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아이도 있지만 초기인 경우 3∼6개월 동안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성조숙증 검사 방법이 따로 있나.


기본적인 검사 외에 제일 중요한 것이 골 연령(뼈 나이) 검사이다. 보통 왼쪽 손목에 X선 검사를 해 실제 나이에 맞는 뼈 나이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게 된다. 설사 가슴이 나왔다고 해도 뼈 나이가 어리거나 실제 나이와 같으면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실제 나이가 만 8세인데 뼈 나이가 만 9세, 10세로 빨라진 아이들은 키가 크다고 하더라도 성조숙증으로 인해 최종 키가 작아질 여지가 있다. 성조숙증 확진 검사는 성선자극호르몬을 자극하는 호르몬검사가 있는데 이것은 정밀검사다. 정밀검사는 개인의원보다는 비교적 큰 병원에서 해야 한다. 개인병원에서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경험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또 호르몬 자극검사의 경우는 대학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성조숙증의 치료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지금도 늦게 오는 분들이 꽤 있다.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치료 효과가 덜하게 된다. 이에 못지않게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을 포함해 너무 많은 아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도 조금 걱정이다. 꼭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성조숙증 치료를 받다가 어느 순간부터 치료 받으러 안 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의사도 환자를 잊어버리게 된다. 성조숙증 치료 시기가 길다 보니 1년∼1.5년 정도 지나면 환자 또는 보호자가 스스로 판단해 치료를 멈추는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치료 시작 시기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치료를 끝내는 시점은 정해져 있다. 만 11세, 뼈 나이로 12세까지 치료하는 게 좋다고 말했는데 치료 도중에 아이가 치료를 지겹고 힘들어한다는 이유로 안 오시는 부모님들도 있다. 중간에 치료를 멈추면 안 된다. 그 이유는 호르몬 주사로 호르몬을 억제하는 중간에 멈춰버리면 호르몬이 빠르게 분비되고 2차 성징이 빠르게 진행돼 그동안 치료했던 보람이 없어지며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성조숙증#고려대안암병원#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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