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복강경 vs 로봇… 장단점 따져 가장 적합한 수술법 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성모병원

김준기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가 단일공 복강경 대장암 수술을 하고 있다.
김준기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가 단일공 복강경 대장암 수술을 하고 있다.
배를 열고 하는 수술이 줄고 복강경, 다빈치 로봇 수술과 같은 최첨단 수술법이 개발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배를 열지 않고 지름이 0.5∼1.5cm인 플라스틱 튜브 구멍을 4∼5개 내어 이산화탄소를 주입한 뒤 복강 내 공간을 만든 후 진행하는 수술이다. 몸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집어넣어 진행한다. 최근에는 단 1개의 구멍만 뚫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300건 이상 시행한 유영경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평소 해변이나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자주 입는 젊은 여성들은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 흉터가 덜 남아 호응이 좋다”며 “단 하나의 구멍에 복강경과 수술기구를 함께 넣고 조작하기 때문에 기구 간 충돌을 피해야 하는 등 고난도의 기술과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복강경 수술 안전성 입증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준기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대장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 257명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단일공 복강경 수술 후 합병증을 보이는 비율은 13.2%로 일반 복강경(16.2%)보다 다소 낮았다.

김 교수는 “단일공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절개부위가 좁아 상처 관련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복강 내시경 수술학술지(Journal of Laparoendoscopic & Advanced Surgical Techniques)의 지난해 5월호에 게재됐다.

최근에는 난소암 치료에도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 도입되고 있다.

난소암은 가족력의 영향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상처에 대한 고민을 하는 미혼 여성 환자들이 많다. 난소암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고 조기진단도 어려운 편이다. 많은 환자들이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8시간 이상 걸리는 대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위암 로봇 수술을 하고 있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위암 로봇 수술을 하고 있다.
로봇수술 의사 손떨림까지 방지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보다 더 세밀한 수술이 가능해진 다빈치 로봇 수술도 도입되고 있다. 의사가 외부의 로봇 조종석에 앉아 4개의 로봇 팔을 이용하는 첨단 수술이다. 사람의 손동작에 비해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해 인간 손의 한계를 뛰어 넘는 수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수술은 복강경과 달리 환부를 10∼15배 확대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수술용 카메라가 있어 좋은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집도의의 미세한 손 떨림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로봇 수술은 비뇨기과 영역의 전립샘(선)암, 방광암, 신장절제술, 신우형성술, 외과 영역의 갑상샘(선)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비장절제술, 담낭절제술, 산부인과 영역의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자궁근종, 난소종양수술, 흉부외과의 폐암수술, 심장판막재건술, 심장중격결손, 관상동맥우회술 등에 이용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로봇 수술과 복강경 수술 중 어느 수술이 더 우수한지에 대해 아직 논쟁 중인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로봇 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암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송 교수는 “수술 후 췌장염 발생 빈도가 복강경 수술군에서 22.5%에 이른 반면 로봇 수술 군에서는 10%로 낮았다”며 “로봇 수술을 통해 암 발생 부위를 좀 더 완전하고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으며 수술자 입장에선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피로도가 적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의 연구결과 보고는 국제학술지 수술연구저널(Journal of Surgical Research) 4월호에 소개됐다.

신장부분절제술 등 고난도 수술에 이용

로봇 수술을 전립샘암과 신장암 수술에도 도입되고 있다. 홍성후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특히 신장부분절제술은 한쪽 신장을 다 제거하지 않고 종양만을 제거해 신장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인데, 무척 까다롭다”며 “종양이 혈관에 가깝거나 신장 내부 깊은 곳에 위치할 경우 로봇 수술이 복강경 수술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여성 질환인 자궁근종도 로봇 수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은 근종을 제거하고 자궁의 기능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손 떨림을 방지할 수 있는 로봇 수술이 효과적이다.

문제는 다빈치 로봇 수술이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 많은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중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