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수업시간에 꾸벅꾸벅… 단순히 수면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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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범 박사의 재미있는 수면이야기

명절에도 고달픈 공무원시험 준비생들 지난해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에서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모여 추석 특강을 듣고 있다. 졸음을 쫓으려고 강의실 뒤쪽에서 선 채로 강의를 듣는 학생도 보인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명절에도 고달픈 공무원시험 준비생들 지난해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에서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모여 추석 특강을 듣고 있다. 졸음을 쫓으려고 강의실 뒤쪽에서 선 채로 강의를 듣는 학생도 보인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안과 전문의와 시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눈이 나빠지는 것을 빨리 못 느낍니다. 시력이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이 흐릿하게 보여도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보인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심한 졸음이 특징인 기면증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많다. 기면증은 대개 중고등학교 무렵에 시작된다. 그러나 그 연령대에는 성장이 왕성하기 때문에 수면요구량도 많다. 밤늦게 다른 일을 하다가 늦잠을 자는 일도 잦다.

급우들 중에 수업시간에 졸고 쉬는 시간에 자는 학생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졸음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졸음을 많이 느끼고 수업 시간에 더 많이 조는 것은 잠을 충분히 못 잤거나 내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정신을 차리면 졸음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졸음이 ‘병’이라고 하려면 길을 걷다가도 잠에 빠질 정도로 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당수 기면증 환자들이 발병 후 7∼10년이 지나서야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다.

이뿐 아니다. 졸음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수면질환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자다가 호흡이 힘들어지면서 뇌가 깊은 잠을 자지 못 한다. 8시간 자더라도 제대로 된 수면 시간은 4시간도 안 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낮 동안 졸음을 측정하는 검사를 해 보면 기면병 환자 수준의 졸음을 보인다. 환자는 나름대로 하루에 커피 4, 5잔을 마시고 낮 동안 짧은 낮잠을 자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심한 졸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 한다.

낮에 잠이 들어야 졸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에 집중하기 힘들 때, 참을성이 없어지고 쉽게 짜증을 낼 때, 걸어다가 주변 사람이나 가구에 부딪힐 때, 의욕이 없고 우울한 기분이 들 때도 ‘졸음’과 ‘수면부족’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졸음이 있으면 뇌기능이 떨어지면서 위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졸음이 심할 때 카페인 함유 음료를 반복적으로 마시는 것은 카페인에 대한 내성을 늘리고 금단증상을 유발하며 궁극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면시간을 7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수면 중 코골이와 무호흡증이 없는 지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졸음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학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코슬립수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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