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 Beauty]“한국인 간암의 20%는 C형간염이 원인 증상 느끼지 못해 병 키우는 경우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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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의학을 달린다/신우원내과 신우원 원장 칼럼]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인을 고통에 빠뜨리는 질병 4개(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간염)를 선정해 각 질환의 날을 지정하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간염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다소 익숙한 편이지만 전 세계에서 1분마다 3명이 간염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간염의 위험성을 더 심각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망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간염의 두 가지는 B형, C형간염이다. 특히 C형간염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증가하는 추세라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C형간염은 한번 감염되면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만성화되면 간경변증(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간 조직이 섬유화 조직으로 바뀌어 간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과 간암을 일으킬 확률도 높아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C형간염 환자 중 80% 이상이 만성 간염을 앓게 된다. 대한민국 간암의 20%는 C형간염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데도 불구하고 C형간염 환자 중 70%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 여부도 모른 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검진 및 예방이 소홀한 편인지만 다행인 것은 치료 기술은 날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어서 항바이러스제를 혈관에 직접 주사해야 했다. 이 주사의 완치율은 10%도 되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간염 경구용 치료제인 ‘리바바린’과 병용하면서 완치율이 40%로 높아지기도 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심도 싶은 연구 끝에 2001년에는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 치료법이 개발됐다. 이 치료법은 간염 완치율을 80%로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10년이 넘도록 표준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세 가지 약물을 병용해 완치율을 더욱 높인 ‘삼제요법’이 개발됐다. 기존의 표준치료법에 약물 한 가지를 추가해 치료효과를 높인 것이다.

지난해 대한간학회에서 ‘2013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이란 이름으로 소개된 이 치료방식은 기존에 쓰이던 치료법보다 완치율을 더 높여 간염치료의 새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이렇게 나날이 발전하는 치료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다.

우선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가리는 검진을 받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약물과 주사요법으로 치료 가능성도 높아진다. 타인의 혈액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경험이 있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C형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술 도중 상처를 내어 타인의 혈액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피어싱, 문신 등 시술을 경험한 사람은 감염 여부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칫솔, 면도기, 이발기를 이용한 사람도 검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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