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는 아무것도…. 면접 대비 도와줄 사람 없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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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면접 준비하는 수험생 위한 구술면접 대비 전략

 
수시 구술면접 시즌을 맞아 고교에서 고3 재학생을 대상으로 모의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용화여고 제공
수시 구술면접 시즌을 맞아 고교에서 고3 재학생을 대상으로 모의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용화여고 제공
경기의 한 일반고에 다니는 고3 수험생 오모 양은 요즘 매주 모의 구술면접을 본다. 대입 수시모집 면접고사에 대비해 학교에서 마련한 모의면접이 매주 금요일마다 있기 때문. 대입을 잘 아는 진학담당 교사 2명이 면접관으로 나선 가운데 10∼15분간 모의면접을 보고나면 답변 내용과 태도에 관한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매주 반복하며 지적 사항이 올바르게 개선됐는지, 더 수정할 부분은 없는지 재차 점검한다.

 대입 수험생들은 요즘 주말마다 수시 구술면접을 보느라 분주하다. 대다수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최종 관문 역할을 하는 구술면접은 수능 이후인 12월 초까지 이어질 예정.

 수능 공부까지 병행해야 하는 수험생에게 구술면접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오 양처럼 고교에서 하는 모의면접만으로 면접 준비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고교나 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라면 그나마 다행. 학교나 교사의 도움 없이 혼자 구술면접을 대비하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정시 위주로 진학 지도를 하는 고교 가운데는 모의면접을 실시하지 않는 고교도 많은데다, 모의면접을 하더라도 학교마다 양적·질적 차이가 크다.

 ‘나 홀로’ 구술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들은 어떻게 면접에 대비할까.

제출서류 달달 외우며 혼자 면접 준비도

 지난해 지방의 한 외고를 졸업하고 서울 사립대에 재학 중인 윤모 양. 윤 양은 수시 구술면접 직전 고교에서 단 한 번의 모의면접만 치렀다. 윤 양은 “면접관으로 참여한 선생님들이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아 내가 정리한 예상 질문을 물어보는 정도에 그쳤다”고 전했다.

 다급해진 수험생들은 면접 학원이나 고액의 면접 과외 등 사교육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꼭 누군가의 도움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나름의 방법으로 혼자 면접을 준비해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숙명여대 미디어학부에 합격한 안채린 양은 수능 직전에 면접고사가 있어 홀로 면접을 준비해야 했다. 안 양은 교사와의 모의면접 대신 가족과 거울 앞에서 준비한 답변을 말해보는 것으로 면접 연습을 대신했다.

 안 양은 “모의면접에서 잡아주는 답변 태도, 말투, 표정 등은 가족들로부터 조언을 얻거나 혼자 거울을 보면서 바로잡았다”면서 “자문자답식으로 준비하다 보니 다양한 질문을 떠올릴 수 없는 한계가 있었지만 제출서류를 달달 외울 정도로 반복해 보면서 ‘설마 이런 질문이 나올까’ 하는 것까지 모두 준비하다 보니 실제 답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모의면접만이 능사는 아냐”

 중요한 것은 무엇을 대비하느냐다. 입시전문가들도 모의면접과 같이 면접 대비의 ‘형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명찬 종로학원 학력평가연구소장은 “모의면접이 내용적 차원에서 면접 대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답변 자세나 표정, 말투 등은 본인 스스로 잘 모르기 때문에 누군가가 객관적 입장에서 얘기해 주는 것이 필요한데, 자신을 잘 아는 친구나 가족 앞에서 답변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도 “모의면접은 면접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하는 것이다. 구술면접 기출문제를 뽑아 놓고 별도의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대답해보는 것도 모의면접과 유사한 연습이 된다”면서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이 과정을 촬영한 뒤 영상을 되돌려 보며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모범 답안의 특징, 내 답변에 적용하라

 혼자 면접 준비를 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답변의 ‘질’이다. 면접 자체가 생소한 수험생들이 답변의 좋고 나쁨까지 판단하기란 어렵기 때문. 이럴 땐 전문가들이 말하는 모범 답안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기억해 자신의 답변 준비에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동아일보 교육법인이 출간한 구술면접 대비서 ‘수시 구술면접, 이 질문 꼭 나온다’는 현직 교사와 구술면접 지도 전문 강사가 각각의 질문 유형에 맞는 답변 구성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규희 서울 용화여고 교사는 이 책을 통해 “서류의 진위를 확인하는 간단한 질문이라도 사실보다는 느낀 점 위주로 답변하는 것이 좋다”며 “경험한 사실 30%, 경험을 통해 느낀 점 60%, 경험 이후 자신의 변화 10% 정도로 예상 답변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류에 적힌 과학실험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와 같은 질문에 ‘자료 조사를 맡았다’고만 답해선 안 된다. 자료 조사를 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그로 인해 나의 행동이나 생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가 골고루 담긴 답변을 준비해야 하는 것.

 이 밖에도 정 교사는 ‘인성이나 가치관을 묻는 질문에는 장래희망, 지원전공 등을 연계시켜 답변하라’, ‘특정 상황을 주고 선택하도록 하는 질문에는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적힌 내용을 단서로 삼아 판단 기준을 세워보라’는 면접 대비법을 일러주었다.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면접#고3#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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