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대학을 먼저 보라. 그리하면 딱 맞는 고교가 보일지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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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전략서 ‘특목고 갈까? 자사고 갈까?’로 본 고교선택전략

 특목고,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진학을 위한 고입 경쟁에 불이 붙었다. 원서접수를 끝낸 일부 전국단위 자사고들이 이달 중순부터 2단계 입학전형에 들어간 가운데, 외국어고와 국제고도 11월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중3 학부모는 물론이고 중1, 2와 초등 고학년 학부모의 고민도 깊다. 특목고를 보낼까, 자사고를 보낼까, 아니면 일반고가 오히려 나을까? 그저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마음으로 특목·자사고를 준비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판단의 전제는 ‘대입’에 있다. 목표 대학이나 학과에 따라 자녀에게 맞는 고교 유형이 다르다.

 18일 출간될 ‘특목고 갈까? 자사고 갈까?’의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고입을 앞둔 학생, 학부모가 가장 깊이 고민하는 고교 선택 판단기준을 살펴본다.

 ‘특목고 갈까? 자사고 갈까?’는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확보한 방대하고도 구체적인 고교별 입시 데이터를 분석해 목표 대학에 따른 고교 선택 전략을 담은 고입 전략서. 동아일보 교육법인이 출간한 이 전략서는 대입 실적뿐 아니라 전공적합성까지 고려해 고교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특목·자사고의 교육과정 특징과 수업 시수까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KAIST 입학생 64%가 과학고·영재학교

 자연계열로 대학을 가려는 상위권 중학생은 영재학교, 과학고, 자사고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영재학교와 과학고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대부분. 두 학교의 입학전형 시기가 서로 다른데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중복 지원에 대한 제한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고민은 ‘과학고·영재학교냐, 아니면 자사고냐’다.

 과학고·영재학교의 대입 성과는 우수하다. 하지만 내부 경쟁이 치열해 내신에서 불리할 수 있다. 자사고는 학교에 따라 입시 성과가 천양지차다. 입시 성과가 떨어지는 자사고라도 내신에선 유리할 수 있다. 최근 대입이 수시모집 위주로 흐르면서 자사고 입시 실적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목표 대학’이 고교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KAIST를 목표로 하는가? 포항공대 같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을 가고자 하는가? 이 경우 자사고보단 과학고나 영재학교가 유리할 수 있다.

 ‘특목고 갈까? 자사고 갈까?’에 따르면, 2016학년도 대입에서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합격자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대학 중 5개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다. 1위 KAIST는 신입생의 63.6%가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5위인 서울대를 빼면 2, 3, 4, 6위가 포항공과대(POSTECH),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었다.

의대나 서울대 가려면? 자사고로

 반면 의대 진학이 목표라면? 자사고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의대진학을 권장하지 않아 일부 학교는 의대 진학에 필요한 추천서를 써주지 않기도 한다.

 ‘특목고 갈까? 자사고 갈까?’에 실린 표를 보자. 학교 유형별로 의대 합격이 가능한 인원을 추정한 표가 있다. 전국 의대 합격자의 평균 수능점수를 ‘합격선’으로 놓고 2015학년도 대입에서 이 점수를 충족하는 인원의 비율을 학교 유형별로 나타낸 것이다. 표에 따르면, 수능에 응시할 경우 자사고는 상위 6.6% 학생이 의대 합격이 가능함에 반해 과학고·영재학교는 1.9%만이 합격선을 넘었다<표 참조>.

 자사고의 서울대 진학률도 최근 크게 높아졌다. 서울대 합격자 중 자사고 학생 비중은 2007학년도 8.0%에서 2016학년도에는 18.8%로 뛰어오르면서 외고·국제고(11.6%)와 과학고·영재학교(9.7%)를 제쳤다.

외고? 국제고? 전공적합성 따져라

 대학 인문계열을 가려는 예비 고교생들은 어떤 고교가 좋을까?

 영어에 자신 있다면 외고나 국제고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외고가 좋을까, 국제고가 좋을까?

 이때는 ‘교육과정’을 살펴야 한다. 대입 수시모집에서 나의 ‘전공적합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갖추었는지를 미리 따져보자. 특히 상위권 대학에서 비중이 커지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전공적합성을 눈여겨보기 때문이다.

 외고와 국제고는 ‘외국어’ 중심이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교육과정에 큰 차이가 있다.

 ‘특목고 갈까? 자사고 갈까?’가 대표 사례로 꼽은 대원외고와 서울국제고. 대원외고는 영어, 일본어, 독일어 등 전공 외국어 과목의 ‘전공심화’ 수업이 전체 수업시간의 52.3%로 가장 많고,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기본과목’은 47.7%였다. 반면 서울국제고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이 전체의 61.6%, 외국어 전공심화가 27.3%였다. ‘외국어’로 진로를 정했다면 외고가 대입에서 유리하고, 국제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으로 진학하고자 한다면 대입 설계에서 국제고가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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