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미션! 로봇 ‘알버트’를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움직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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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로봇 활용 SW 수업, 창의성·문제해결력 향상 효과 입증

스마트로봇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수업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왼쪽은 충남 금산초 돌봄교실에서 한 학생이 ‘알버트’를 작동시키는 스택카드를 배열하는 모습. 오른쪽은 충남 공주의당초에서 ‘아띠’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수업을 하는 모습.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을 하는 모습.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스마트로봇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수업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왼쪽은 충남 금산초 돌봄교실에서 한 학생이 ‘알버트’를 작동시키는 스택카드를 배열하는 모습. 오른쪽은 충남 공주의당초에서 ‘아띠’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수업을 하는 모습.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을 하는 모습.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2018년부터 초·중등 소프트웨어(SW) 교육이 필수화되는 가운데, SW 교육용 로봇인 일명 ‘스마트로봇’을 활용한 수업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수업 몰입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교육현장에서 입증됐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창의재단)이 지난해 2학기 전국 140개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스마트로봇 활용 방과후 돌봄 교실’에 참여한 학생 1130명을 건국대 교육공학과 임걸 교수팀이 분석한 결과다.

임 교수팀은 학생들이 수업 참여 후 창의적 인성, 문제해결력, 몰입도에 있어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업 후 전체 항목에서 학생 대부분이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스마트로봇 활용 방과후 돌봄 교실은 SW 교육용 프로그래밍 도구인 ‘스크래치’ 기반 프로그램을 이용해 학생들이 스마트로봇을 손쉽게 조종해봄으로써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높이는 교육프로그램.

창의재단은 교육부를 통해 선정한 140개 초등학교의 방과후 교실 혹은 돌봄교실에서 이 수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교수학습안, 교재, 스마트로봇 ‘알버트’, ‘아띠’ 등을 지원했다. 이러한 지원은 창의재단과 수탁 협약을 맺은 SK텔레콤의 기부로 이뤄졌다.

창의재단은 이들 학교 중 12개교를 선정해 ‘스마트로봇 활용 교실 우수사례 발표회 및 시상식’을 다음달 1일 한국과학창의재단(서울 강남구)에서 가질 예정.

이들 학교는 어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였을까.

동작카드 순서대로 ‘알버트’ 움직여요

1∼2학년이 참여하는 한 초등학교 돌봄 교실에서 두 학생이 마주보고 앉았다. 학생들 앞에는 로봇 ‘알버트’가 1대씩 놓여있다. 학생 A가 스마트폰을 조작해 알버트가 좌우를 돌아보도록 작동시키자, 선생님이 마주 앉은 학생 B에게 말한다.

“B야. 네가 조종하는 로봇은 ‘거울 속 알버트’야. 앞에 있는 A가 조종한 알버트의 동작을 거울 속에 비치는 것처럼 표현하려면 어떻게 작동시켜야 할까?”

알버트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한 후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움직임을 손쉽게 조종하는 로봇.

‘왼쪽으로 돌기’ ‘오른쪽으로 돌기’ 등 로봇의 움직임을 지시하는 수십여 장의 ‘스택카드’로도 로봇을 작동시킬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한 로봇의 움직임을 단계별로 떠올리며 해당 동작을 나타내는 카드들을 로봇의 아래 부분에 갖다대고 동작시키면 카드를 댄 순서대로 알버트가 움직인다.

알버트가 좌우를 돌아보도록 명령을 내리려면 ‘왼쪽으로 1초 동안 돌기’ ‘오른쪽으로 1초 동안 돌기’ ‘오른쪽으로 1초 동안 돌기’ 카드를 순서대로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학생 B는 거울에 비친 알버트의 모습을 구현해야하기 때문에 좌우가 반대로 움직이도록 카드를 배치해야 한다.

이는 충남 금산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초등 1, 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거울 속의 알버트’ 수업.

이 학교 임재민 교사는 “스택카드를 배열해 로봇을 움직여보면서 저학년들도 프로그래밍의 기초인 알고리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령들로 구성된 순서화 된 절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서 “쉬운 문제를 푸는 것을 포기한 학생들도 이 수업을 통해 문제해결력이 길러져 수업이 끝날 때쯤에는 고난도의 문제를 거뜬히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긴급 상황, ‘아띠’를 움직여 도움을 요청하라

초등 고학년은 컴퓨터 ‘스크래치’ 프로그램과 연결해 움직이는 로봇 ‘아띠’를 활용해 보다 본격적인 SW 교육을 받았다. 스크래치란 ‘15도 돌기’, ‘10회 반복하기’ 등 쉬운 지시어가 표시된 블록을 마우스로 쭉 당겨와 순서대로 쌓으면 지시된 순서대로 컴퓨터가 동작하게 되는 프로그램.

지난해 2학기에 초등 3∼6학년을 대상으로 한 토요 방과후교실에서 이 수업을 운영한 충남 공주의당초등학교. 이 학교 김규섭 교사는 SW 수업에 STEAM교육(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이 융합된 교육)을 녹여 효과를 극대화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소리가 나는 스피커가 설치된 아띠의 여러 기능을 활용해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 요청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수업인 ‘위험한 나를 구해줘’가 대표적인 사례.

김 교사는 “SW 교육은 주어진 과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면서 “‘아띠에 손을 대면 빨강 조명이 깜빡깜빡 켜지면서 큰 사이렌 소리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위험한 상황을 알리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뒤, 이를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창의력과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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