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박철원 한우리열린교육 회장 “성공적인 독서, 단계적 지도가 필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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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원 한우리열린교육 회장 인터뷰

내년 창립 25주년을 맞는 독서교육기업 ㈜한우리열린교육 박철원 회장. 박 회장은 “독서가 교양과 지식을 쌓는 수준을 넘어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는 ‘진로독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창립 25주년을 맞는 독서교육기업 ㈜한우리열린교육 박철원 회장. 박 회장은 “독서가 교양과 지식을 쌓는 수준을 넘어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는 ‘진로독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독서시장이 작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독서시장의 규모는 크다고 할 수 있지요. 다만 사람들이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어려울 뿐입니다. 꾸준히 책을 읽으려면 인내심과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하지요.”

내년 창립 25주년을 맞는 독서교육 기업 ㈜한우리열린교육(한우리) 박철원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가운데 독서교육 시장을 키워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 이런 환경 속에서도 한우리는 올해 월 회원 10만 명을 돌파하고,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통해 독서전문인력 6만여 명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우리는 1990년대 초반부터 독서 저변 확대를 위해 초등학교, 기업, 군부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서진흥운동을 벌여왔다. 박 회장은 학술대회, 창의력 경시대회, 도서기증 및 봉사 등을 전개한 독서운동의 산증인. 20여 년을 ‘독서 전도사’로 살아온 박 회장을 최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우리열린교육 본사에서 만났다.

독서, 진로탐색에도 도움 돼야

우리나라에 독서교육 정책이 본격 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9년. 박 회장은 이보다 10년 앞선 1989년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를 세우고 독서운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국민의 의식과 교양 수준은 성장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

박 회장은 독서지도사를 양성하는 일로 독서운동을 시작했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해당 교육과정이 달라지듯 독서 또한 단계적 지도가 필요한데 이를 지도할 전문가는 없었다. 독서지도사는 아동과 청소년이 연령에 맞는 도서를 선택하고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생각하기 등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전문 지도교사다.

박 회장은 “독서가 교양과 지식을 쌓는 수준을 넘어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는 ‘진로독서’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특히 초등 고학년, 중학생 때는 내 인생의 멘토가 될 만한 인물의 위인전, 자서전을 읽으면서 성공과 실패의 의미를 깨닫고, 본인이 닮고 싶은 인물의 삶을 책을 통해 많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우리가 선정한 좋은 책’을 참고하면 가정에서도 자녀의 독서지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리는 연간 출판되는 방대한 도서를 분석해 매년 초 ‘한우리가 선정한 좋은 책’ 목록을 발간한다. 또 매월 필독서를 선정하고 독서 워크북을 개발한다. 한우리독서지도사의 전문적인 독서지도를 받을 수 있는 전국 350여 개의 한우리독서토론논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고정관념 깨다… 그레이트 코스

한우리는 현재 독서지도사 양성, 독서 진흥사업, 교육프로그램 개발, 학술문화사업 등 폭넓은 독서운동과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박 회장은 도서관 카페 개장, 역사 특별프로그램 개발, 아동문학 작가지망생 아카데미 개최 등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한우리 조직 내에 신설된 제도인 독서휴가제 ‘그레이트 코스’도 박 회장이 제안한 새로운 시도. 한우리 직원들은 여름, 겨울 2주씩 총 1개월 동안 담당 업무를 멈추고 제주도에 거주하며 독서시간을 갖는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신하들에게 휴가를 부여하고 집중적인 학문 탐구의 기회를 제공했던 ‘사가독서제’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박 회장은 “독서와 사색의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독서교육 기업인 한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독서휴가제를 도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는 서점 만들기 운동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동네 서점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하나의 문화공간이 될 수 있지요. 이를 위해서는 정책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우리 동네 서점을 살리자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한번 상상해보세요. 서점이 있는 마을, 아름답지 않나요?”(박 회장)

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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