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만점짜리’ 독서감상문 쓰는 법… 책 속 등장인물을 이해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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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어린이 신문 ‘어린이동아’가 전국 초등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제38회 어린이동아 전국 초등학생 독서감상문 대모집’의 수상자가 최근 발표됐다.

어린이동아와 서울교대 창의인성언어교육센터 교수진이 선정한 ‘2014 어린이동아 착한어린이책’의 선정도서를 읽고 쓴 독서감상문을 모집한 이번 대회엔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고 기발한 방법으로 표현한 작품이 무려 2000편 넘게 접수됐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초등 저학년, 고학년 부문에서 각각 대상을 받은 학생은 서울 양천구 남명초 3학년 송나희 양과 경남 거제시 오비초 6학년 박서진 양. 이들에게 ‘독서감상문을 잘 쓰는 비법’을 들어봤다.

‘제38회 어린이동아 전국 초등학생 독서감상문 대모집’에서 대상을 받은 서울 남명초 3학년 송나희 양.
‘제38회 어린이동아 전국 초등학생 독서감상문 대모집’에서 대상을 받은 서울 남명초 3학년 송나희 양.
송나희 양 “내 이야기 담아요”

‘나는 3학년 여자아이다. 4년 전 중국 북경(베이징)에 아빠 회사일 때문에 가서, 6개월 전에 귀국했다. 그래서 전학생이 된 것이다. (중략) 그때 여자아이 3명이 내 책상에 다가와 이름을 말해주었고, 호감을 보였다. 그 친구들은 마치 (책 속 등장인물) 박솔에게 다가온 종현이와 같다.’ (송 양이 쓴 독서감상문 일부)

고릴라박스에서 펴낸 학습만화 ‘마인드스쿨’을 읽고 감상문을 쓴 송 양. 책 속에서 새로 초등 4학년이 된 ‘종현’은 새로운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박솔’을 도와주는 따뜻한 친구로 나온다.

송 양은 이런 상황을 자신의 경험과 연관지었다. 우선 자신의 이야기를 적은 뒤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책 속 등장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송 양은 “줄거리는 누가 써도 비슷하지만 내가 겪은 이야기를 담으면 나만의 독서감상문이 된다”면서 “줄거리와 느낀 점을 재미있게 골고루 써야 읽는 사람이 내 생각을 잘 이해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송 양은 등장인물인 종현을 자신의 친구뿐 아니라 선생님, 엄마와 비교하며 생각을 확장시키기도 했다.

“처음엔 책에서 종현이를 보며 전학생 시절 제게 처음 말을 건넸던 친구들을 떠올렸어요. 하지만 읽을수록 종현이의 말과 행동에서 선생님의 다정한 포옹,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지요.”(송 양)

‘제38회 어린이동아 전국 초등학생 독서감상문 대모집’에서 대상을 받은 경남 오비초 6학년 박서진 양
‘제38회 어린이동아 전국 초등학생 독서감상문 대모집’에서 대상을 받은 경남 오비초 6학년 박서진 양
박서진 양, 색다른 시작으로 눈길 ‘확’

‘2013년 노벨 평화상 후보였던 소녀를 알고 있는가? 또한 탈레반의 여성 교육 탄압을 알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탈레반의 총을 맞은 파키스탄의 소녀를 알고 있는가? (중략)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왜 탈레반에게 총을 맞고 중태에 빠졌을까? 바로 여성이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박 양이 쓴 독서감상문 일부)

박 양은 삼성당에서 펴낸 ‘내 이름은 말랄라’를 읽었다. 박 양은 독서감상문을 읽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색다르게 시작했다.

“단순히 ‘인권은 중요해요’라고 쓰면서 글을 시작하면 너무 뻔한 내용이 나올 것 같았어요. 질문을 던지면 읽는 사람이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고, 결국 스스로 ‘인권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박 양)

박 양이 책의 주인공인 말랄라 유사프자이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자신보다 두 살 어린 동생과 책 내용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펼치며 이야기를 나눈 덕분이란다.

“책의 내용을 두고 동생과 여러 상상을 해보았어요. 만약 말랄라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인권운동을 했다면? 오랜 대화 끝에 동생과 저는 ‘말랄라처럼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어요. 말랄라가 어린 소녀이기에 전 세계가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박 양)

6세 때부터 책을 읽으면 꼭 독서감상문을 써왔다는 박 양. 이런 습관 덕분에 이제는 글을 쓸 때 더 정확한 뜻을 가진 낱말을 고르려 고민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었다.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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